[한스경제 신진주]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가 압박을 가하면서 업계의 만연했던 갑질 행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향한 '을의 분노'가 봇물 터지고 있다.

대다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최대한 몸을 낮추고 가맹점, 대리점 관리에 힘쓰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인천시 중구 미스터피자 동인천점이 폐점돼 문이 굳게 닫혀 있다. / 연합뉴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검찰은 최병민 MP 그룹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하면서 가맹점주들과 마찰을 빚은 미스터피자 '갑질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가맹점 갑질 논란을 이슈화 시킨 대표적인 곳은 미스터피자다.

지난 26일 가맹점 갑질 논란을 빚은 미스터피자의 창업주 정우현 MP그룹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퇴했다.

그는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그룹 가족명의로 차린 별도 법인을 통해 단가를 부풀린 치즈를 가맹점에 판매한 혐의(공정거래법위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불공정거래로 해당 법인은 1년에 수십억 원에 달하는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탈퇴한 점주 가게 근처에 직영점을 만들어 영업을 방해하고, 이들 가게에 재료를 공급하지 않도록 관련 납품업체들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회장이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호식이두마리치킨과 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은 BBQ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가맹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했다.

특히 호식이 두 마리 치킨 회장의 성추행 사건까지 프랜차이즈 본사의 이른바 ‘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 피해가 카드 매출액 자료를 통해 증명되기도 했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4개 카드사(신한·KB국민·현대·삼성)로부터 최근 3개 월여간의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점포에서 결제된 일별 카드매출액을 비교했다. 그 결과 오너리스크 이후 가맹점들의 매출이 약 4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년간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분쟁이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업계의 갑질 사례로는 과다한 물류(재료비)와 필수 매입 품목 지정, 계약서에 없는 어드민피(관리비) 부과, 광고·판촉비의 가맹점 전가, 영업지역 침해, 부당한 계약 종료 등이 있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뭇매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부당한 요구에도 계약상 을의 위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참아 왔던 가맹점주들이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 이슈가 확산되면서 정치계, 관련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본사 잘못으로 가맹점주가 피해를 입거나 계약 여건상 유리한 위치에 있는 기업이 불합리한 요구를 한 경우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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