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픈 커리/사진=커리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혔다. ESPN에 따르면 북미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구단은 2016~2017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스테픈 커리(29ㆍ골든스테이트)와 5년간 2억100만 달러(약 2,301억5,000만원)짜리 장기 계약에 합의했다. 북미 4대 메이저 스포츠를 통틀어 연평균 4,000만 달러(4,020만 달러ㆍ460억3,000만원)의 벽을 넘은 건 커리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런 수퍼 스타들의 화려한 돈 잔치 이면에는 한 달에 겨우 100만원을 벌며 생계를 걱정하는 프로 선수들도 세계 곳곳에 존재한다. 같은 프로라도 실력과 인기에 따라 대우는 극과 극이다.

◇ 자고 나면 내 통장에 ‘1억씩’

커리는 이번 계약으로 지난 시즌 연봉(1,211만 달러ㆍ138억7,000만원)과 비교해 3배 이상이 수직 상승했다.

르브론 제임스(33ㆍ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받았던 3,096만 달러는 물론이고 1997~98시즌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4)의 3,300만 달러도 훌쩍 제친 NBA 사상 최고액을 새로 썼다. 커리의 연봉은 올해 추신수(35ㆍ텍사스 레인저스) 연봉(2,000만 달러)의 2배를 넘고 미국인 근로자 평균 소득(2015년 4만8,320달러ㆍ5,530만원ㆍ고용정보 사이트 글래스도어 보고서)의 830배에 달한다. 2015년 미국 대통령의 공식 연봉인 40만 달러(4억6,000만원)에 비해서도 100배나 더 받는다.

최근 가파른 스포츠 스타들의 연봉 인플레이션 현상은 비단 농구만의 일이 아니다. 메이저리그(MLB) 야구에서는 잭 그레인키(33ㆍ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2015년 12얼 연평균 394억원(3,441만6,667달러) 시대를 활짝 열었다. 크레인키를 포함해 연봉 3,000만 달러가 넘는 메이저리거만 5명(미겔 카브레라, 데이비드 프라이스, 클레이튼 커쇼, 맥스 슈어저 등)에 이를 만큼 해마다 야구 스타들의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추세다.

선수단이 대가족을 이루는 미국프로풋볼(NFL)은 연평균 2,000만 달러를 넘는 선수가 14명이 있다. 이 중 쿼터백인 데릭 카(26ㆍ오클랜드 레이더스)가 2,500만4,496달러(286억3,000만원)로 최고를 차지하고 있다.

4대 메이저 스포츠 중 연봉 규모가 가장 작은 곳은 북미아이스하키(NHL)다. 최고 연봉자는 조나단 테이스(29ㆍ시카고 블랙호크스)로 연평균 1,050만 달러(120억3,000만원)를 받는다. 테이스 외 1,000만 달러가 넘는 선수는 패트릭 케인(29ㆍ시카고 블랙호크스)과 슬로베니아의 아이스하키 영웅 안제 코피타(30ㆍLA킹스) 등 2명뿐이다.

연봉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축구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주급 61만5,000파운드(약 9억1,500만원)을 받고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것으로 알려진 카를로스 테베즈(33ㆍ아르헨티나)가 잠정 최고 연봉자다. 그의 주급을 연봉으로 환산하면 무려 3,198만 파운드(474억원)에 이른다.

2016년 말 영국의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ㆍ레알 마드리드)는 36만5,000파운드(5억4,200만원), 리오넬 메시(30ㆍFC바르셀로나)는 주급 33만6,000파운드(5억원)를 받는 걸로 나타났다.

◇ 月100만원 벌기도 박찬 선수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는 일부 슈퍼 스타들의 천문학적 계약이 남의 얘기로 들리는 프로 선수들이 태반이다.

지난해 11월 말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전 세계 54개 나라 1만4,000명의 남자 축구 선수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1,000달러(110만원)에도 못 미치는 월수입으로 생활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의 45%의 월수입이 1,000달러 미만으로 조사됐다. 이 중 21%는 월수입이 300달러(35만원)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륙 별로 보면 아프리카가 가장 심각했다. 응답자의 73.2%가 월수입 1,000달러 미만이었고 아메리카 46.7%, 유럽도 32.2%가 같은 조건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커리로 주목 받는 농구 시장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다. 바스켓 레퍼런스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시즌 NBA 구단과 계약을 맺은 총 645명의 선수 가운데 최저 연봉 선수는 7피트3인치(221cm) 센터인 에디 타바레스(25ㆍ클리블랜드)로 불과 5,145달러(589만원)를 받았다. 커리와 격차는 무려 9,000배다.

메이저리그는 올해 최저 연봉이 53만5,000달러(6억,2000만원)이지만 마이너리그로 가면 얘기가 180도 달라진다. 지난 2015년 USA 투데이가 공개한 마이너리거의 실상은 평균 연봉이 풀타임 미국 직장인 최저 연봉 1만5,000달러의 절반인 7,500달러(859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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