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파크, 다음카카오, kt, 500V 제공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 예비사업자 인가를 앞두고 IT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1호 인터넷은행을 목표로 다양한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9월 30일과 10월 1일, 양일간 신청서 접수 후 연내 1~2개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업계는 컨소시엄의 형태를 1강·2중·1약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를 자랑하는 ‘인터파크 뱅크 그랜드 컨소시엄’과 다음카카오가 중심이 된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의 경쟁 구도가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밖에 KT 컨소시엄과 500V 컨소시엄 등이 출범을 알렸다.

사업 신청서 접수기간이 열흘 이상 남아있는 만큼 새로운 컨소시엄이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때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자 인가를 당초 알려진 1~2곳보다 확대할 수 있다고 시사했으나 같은 날 오후 기존 체계를 유지할 것으로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변수는 '금산(금융-산업자본)분리' 완화에 있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주 보유한도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가 4%, 금융지주 같은 금융주력자는 10%다. 금융위의 승인을 받으면 비금융주력자는 4%를 초과한 지분의 의결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10%까지, 금융주력자는 100%까지 보유할 수 있다.

비금융주력자는 전체 회사 중 비금융회사의 자본 비중이 25% 이상이거나 비금융사의 자산합계가 2조원 이상인 대상을 말한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터넷은행과 관련한 답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넷은행에 대한 금산분리 완화를 담은 은행법 개정 추진될 경우 내년 지분구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에 각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의 수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다.

■ 인터파크 컨소시엄, 최대 규모로 중기 공략

현재까지 가장 높은 가능성을 보이는 곳은 인터파크 뱅크 그랜드 컨소시엄이다.

인터파크를 중심으로 SK텔레콤, NHN엔터테인먼트, 옐로금융그룹,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 GS홈쇼핑 등이 참여를 확정지었다. 규모면에서나 참여 기업의 종류면에서도 타 컨소시엄보다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현대해상도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터파크는 자사가 보유한 B2B쇼핑몰 아이마켓코리아와의 협업을 통해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약 900개에 달하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여기에 IBK기업은행의 서민금융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소상공인에 특화된 수익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 간편결제 페이코를 론칭한 NHN엔터테인먼트 등과 다각도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그러나 이 컨소시엄은 확실한 최대주주 없이 10% 이하씩 지분을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이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6일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구성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분구조를 공개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NH투자증권 같은 2금융권 참여자가 우선 최대주주로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 모바일 기반 최대 인프라 확보, 카카오 컨소시엄

다음카카오가 주축이 된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한국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이 연합군으로 나섰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다음카카오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연계성이 최대 강점이다. 인프라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의 자금력 및 노하우를 더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각 분야별 고객 빅데이터를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사업체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컨소시엄은 한국금융지주가 50%, 다음카카오 10%, 국민은행 10%의 지분율로 참여하며 나머지 업체들이 잔여 지분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카카오가 10%에 그친 이유는 비금융주력자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금융위원회가 은행이 최대주주가 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에 다음카카오와 비슷한 지분율로 책정됐다. 금융위는 지난 6월 인터넷은행 도입방안 발표 때 이러한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 KT컨소시엄, 교보생명 이탈로 주춤할까

KT와 우리은행, 교보생명 등이 참여하는 KT 컨소시엄에서는 최근 마찰이 발생했다. 교보생명이 컨소시엄에 배제됐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이사회가 열리는 15일까지 참여 여부를 결정지으려 했으나 KT와 우리은행 측은 이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결국 KT 컨소시엄은 다른 업체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는 업체는 KG이니시스와 다날 등의 결제 대행업체들이다.

업계에선 KT컨소시엄의 경우 KT와 교보생명간의 의견 차가 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반면 KT는 개정안 통과 후 최대주주에 올라서려 하기 때문이다.

현재 KT는 자체 인프라와 우리은행의 노하우를 결합한 인터넷은행 설립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설립했던 만큼 관련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어떠한 기업과 추가 협약을 맺는지에 따라 컨소시엄의 정체성이 결정될 예정이다.

■ 500V 컨소시엄, 핀테크 기술력으로 승부

벤처 연합업체 500V도 자본금 2,000억원 규모의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공식화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500V 컨소시엄’을 출범키로 하고, 인가 신청을 위한 막바지 세부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는 자회사인 500V핀테크이노베이션랩을 통해 진행하며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현재 시중은행 2곳, 증권사 2곳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소매금융사들이 참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00V 컨소시엄은 자사의 핀테크 기술력과 중소기업중앙회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500V 컨소시엄 출범 후 대다수의 금융사와 IT기업들이 참여를 기피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500V 측은 현재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논의가 끝나는 대로 업체를 확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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