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전남 나주시의 한국농어촌공사 본사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농수산유통공사 김재수 사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농수산유통공사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수입쌀을 저렴하게 판매해 논란이 됐다. 밥쌀용 수입쌀 가격이 하락하면 국내 쌀값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15일 신정훈 의원에 따르면 유통공사는 2014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미국과 중국에서 생산된 1등급 밥쌀을 판매하면서 1,790원에서 1,350원, 1,596원에서 1,220원으로 입찰 최저가를 낮춰왔다. 이에 국감이 열린 한국농어촌공사 사옥 앞에서는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농민단체 회원 20여명의 집회를 열었다.

신정훈 의원은 “수입쌀 공매에서 입찰 최저가를 낮춰서 판매하는 것은 국가계약법시행령과 정부비축사업관리규정에 어긋나는 엄연한 위반사항이다”고 비판했다.

관련법에는 수입쌀 공매 시 시중 도매가격의 70% 이상을 지킬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공사는 중국산과 태국산 공매에 국내 쌀 70% 수준을 반영하지 않았다.

실제로 중국산 쌀은 1년 반만에 가격이 23.6%나 떨어졌다. 2015년 1월 유통공사가 공매 가격으로 중국산 1등급 kg당 최저가는 1,217원이다. 정부 규정에 따르면 중국산 쌀 가격은 최소 1,400원 이상어야 한다. 미국산 쌀도 약 25% 가격이 떨어졌다.

신 의원은 "유통공사가 공매가격을 중국산은 61%에서 67% 수준을 반영했으며 심지어 태국산은 평균 45% 수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입쌀 가격이 국내 쌀 가격에 영향을 줘 2014년 1월 80kg당 17만4,499원(도매가격)하던 국내 쌀값은 올해 9월 15만9,000원으로 무려 1만5,200원이나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유통공사가 수입밥쌀을 저가에 시중에 내놓는 등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우리 농업인의 가슴에 멍을 들게 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또 "정부가 쌀시장을 개방화하면서 밥쌀용 쌀 의무수입규정을 삭제해놓고 국내 수요처를 핑계로 쌀을 수입하고 있으며 소비 활성화를 위해 최저단가를 낮추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수입쌀 저가 판매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김재수 aT사장은 "올해 8월말 기준으로 국내에 들어온 수입산 밥쌀용 쌀 재고는 8만6,474t이다"며 "(국가계약법상 예외조항에 따라) 재고과잉, 비정상품 등의 이유가 있으면 견적 가격 등 가격을 다른 방식으로 설정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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