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빈 대학생명예기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AC밀란이 팀 리빌딩 작업 중 난데없는 악재를 만났다.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던 중 19세 에이스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벽에 부딪힌 것.

AC밀란은 중국 자본을 받아들이며 본격적인 명가 재건을 선언했다. 마테오 무사치오와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뿐만 아니라 프랑크 케시에와 안드레 실바까지, 새 얼굴들을 대거 영입하며 부활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 밀란의 새 얼굴 프랑크 케시에/사진=ⓒAC밀란 공식 페이스북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 전해졌다. 팀 에이스인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와의 재계약이 불발된 것.

 마르코 파소네 AC밀란 CEO는 지난 달 구단 SNS를 통해 “돈나룸마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라며 에이전트인 미노 라이올라와의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다수이 매체에 따르면 밀란은 돈나룸마에게 약 58억 원의 연봉을 제시했지만 협상은 끝내 불발되고 말았다. 이는 현재 이탈리아 최고 골키퍼인 잔루이지 부폰(약 56억)보다 높은 금액이다.

잔루이지 돈나룸마 그는 누구인가?

1999년 이탈리아 남부의 카스텔람마레 디 스타비아서 태어난 잔루이지 돈나룸마는 9살 많은 형 안토니오와 함께 AC밀란에서 골키퍼 수업을 받았다. 세리에B 팀들로 임대를 전전한 형과는 달리 잔루이지는 2014년 밀란 유스팀에서 U-19팀으로 월반해 합류했다. 2015년 여름에는 1군 스쿼드에까지 포함됐다. 

▲ 잔루이지 돈나룸마/사진=ⓒAC밀란 공식 페이스북

돈나룸마는 데뷔 전이었던 사수올로와의 경기에서 최연소 세리에A 골키퍼 선발 출장 기록을 경신(16세 8개월 6일)했다. 이어 다음 경기인 키에보 전을 통해 최연소 풀타임 무실점 경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이번 시즌 역시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12차례의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돈나룸마의 이런 활약은 부진에 허덕이던 AC밀란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팬들은 그를 향후 10년 이상 밀란 골문을 책임질 차기 에이스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재계약 불발 소식이 전해지자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PSG 등 여러 팀에서 돈나룸마를 노린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와는 구두 합의까지 마쳤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나왔다.

“내 미래는 밀란이다. 언제까지나 밀란에 있을 것”이라며 구단에 대해 애정을 보였던 돈나룸마의 이런 이중적 행동에 밀란 팬들은 분노했다. 이미 그의 개인 SNS는 AC밀란 팬들의 ‘테러’로 인해 폭발한 상태이다. 팬들은 그를 돈만 밝히는 ‘달러룸마’(달러+돈나룸마)라고 조롱하고 있다.

비난이 거세지자 돈나룸마 측도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현재 U-21 유로에 이탈리아 대표인 그는 에이전트를 통해 “대회가 끝난 후 구단 측과 미팅을 갖겠다”고 밝혔다.

밀란도 최후통첩을 보냈다. 파소네 밀란 CEO는 “적어도 7월 3일까지는 최종적인 답변을 주어야 한다”면서 “다른 골키퍼를 영입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팀 암흑기에 혜성같이 등장한 돈나룸마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밀란의 모든 관계자들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연 그가 합의점을 찾고 다시 팀의 기둥으로 돌아올 지 궁금증을 높이는 중이다.

양준빈 대학생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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