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수입 럭셔리카 시장에 떠오르는 두개 별이 있다. 바로 재규어와 캐딜락이다. 두 브랜드는 상반기 기준 전년대비 각각 46.3%, 108.9%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여줬다.

재규어와 캐딜락의 공통점은 또 있다. 럭셔리 중형세단을 성장 동력으로 한다는 점이다. 모델명은 XF와 CT6다. E세그먼트 시장 절대 강자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의 빈틈을 뚫고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 재규어XF(왼쪽)와 캐딜락 CT6. 각 사 제공

두 차가 전설의 아성을 깨뜨리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우선 기본인 주행성능이다. XF에는 3.0d 포트폴리오 모델 기준 재규어가 자랑하는 인제니움 3리터 V6 트윈 터보 디젤 엔진이, CT6에는 캐딜락이 새로 개발한 3.6리터 V6 가솔린 자연흡기 직분사 엔진이 들어간다.

변속기도 공통 8단. 모두 알루미늄을 차체에 적극 적용해 공차 중량을 1,935kg, 1,950kg으로 가볍게 만들었다.

어떤 차가 더 ‘펀 투 드라이빙’을 실현했냐고 물으면 아무래도 XF에 판정승을 줄 수밖에 없다. 제원상으로 보면 XF는 3.0 디젤 모델 기준 최고출력이 300마력으로 CT6(340마력)보다 다소 달린다. 하지만 최대토크가 무려 71.4kg‧m로 CT6(39.4kg‧m)를 압도한다.

또 XF는 공기저항 계수를 0.26cd로 대폭 낮춰 매우 뛰어난 고속 안정성도 확보했다. 재규어는 디젤엔진을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 때문에 150km/h 이상의 속도를 내는 데에는 아무래도 제한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XF는 고속에서 더 훌륭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라인업을 봐도 XF가 얼마나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췄는지 확인할 수 있다. XF는 포트폴리오 모델보다 더 뛰어난 주행력을 가진 R-Sport와 S를 갖고 있다. 가솔린 V6 엔진에 슈퍼차저를 조합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이 불과 5초 초반대인 고성능 차들이다.

이런 XF와 비교하면 CT6는 라인업부터 초라하다. 프리미엄과 플래티넘 두 트림 모두 터보차저가 없다. 제로백도 7초대로 확인되는 것을 보면 분명 XF보다 빨리 달리는 차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T6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늘려가는 이유는 E세그먼트 가격에 ‘쇼퍼 드리븐 카’에 비견할만한 럭셔리함을 갖췄기 때문이다.

CT6는 크기로 보면 사실 E세그먼트가 아니다. 전장이 5,182mm인 F세그먼트다.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와 같은 크기다.

실제로 실내 구성을 보면 CT6는 S클래스나 7시리즈에 부족하지 않을만큼 고급스럽다. 가죽을 비롯한 온갖 고급스러운 소재를 배합한 인테리어. 34개 스피커가 달린 보스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 2열 개별 디스플레이와 블루투스 헤드셋, 넓은 레그룸과 안마 기능 등 E세그먼트와는 비교를 불허한다.

그러면서도 CT6 가격은 E세그먼트 수준인 7,880만원, 9,580만원에 불과하다. 프리미엄과 플래티넘 트림으로, 파워트레인은 같지만 세부 사양만 약간 다르다.

아울러 CT6는 주행에서도 속도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면서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이 갖춰야할 기품까지 갖췄다. 휠 댐핑력을 노면 상태에 따라 1000분의 1초 단위로 자동 조정해주는 마그네틱 라이트 컨트롤과, 조향시 뒷바퀴도 움직여주는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 등이다.

‘오너 드리븐 카’로 쓰기에도 손색이 없다. XF급은 아니지만 동급 차량과 비교하면 그리 부족하지 않은 힘, 밤에도 길가 장애물을 쉽게 보게 해주는 나이트 비전 시스템, 360도 서라운드 비전 시스템과 전방 보행자 경고, 차선 유지 이탈 시스템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까지. CT6는 1열과 2열 어디에 타도 만족스러운 차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중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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