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배우 이준혁(45)은 요즘 떠오르는 ‘대세 스타’이자 ‘최고의 신 스틸러’다. 지난해 방송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의 오른팔 장내관 역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이후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현재 방송 중인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 채널A ‘아빠본색’ 등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이다. 촬영이 없는 날이 없을 정도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요즘 가장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준혁은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짠내 폴폴 나는 가장 나영식 역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높이고 있다. 영재 아들을 과학고에 진학시키고 싶지만, 값비싼 등록금 때문에 망설이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실제 지훈ㆍ예훈ㆍ은서 세 남매를 둔 아빠인 이준혁은 나영식과 비슷한 입장에 처할 때가 있었단다.

“첫째한테 빚진 게 많아요. 그 때는 벌이가 시원치 않아서 아이 백일과 돌 사진을 제가 직접 찍을 정도였어요. 미안한 감정이 참 많죠. 지금은 출연하는 작품들이 꽤 많아서 돈벌이는 아쉽지 않죠. 빚 갚고 있습니다. 하하.”

그런 이준혁에게 ‘아빠본색’은 행복한 연예 활동이다. 삼남매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평소 자녀들과 따로 시간을 갖는 게 힘든 이준혁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단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에요. 아무래도 아이들과 따로 시간을 갖는 게 힘들더라고요. 아이들도 ‘아빠본색’을 참 좋아해요. 첫째는 분량이 적다며 아쉬워하기도 해요. TV에 나오는 게 신기한지 아이들 모두 즐거워하죠.”

삼남매는 이준혁의 ‘행복의 근원이’다. 긴 무명 생활을 겪으며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삼남매를 생각하며 참았다고 했다. 연기를 하며 ‘투잡’은 물론이고 ‘포잡’ ‘식스잡’까지 뛰어봤다며 웃었다.

“연극배우로 활동할 결혼 전이고 아이도 없었으니까 돈이 없어도 크게 문제될 게 없었어요. 연기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했으니까요. 그런데 가족이 생기고 나니 ‘내가 과연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연기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했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어요.”

이준혁은 바깥에서는 ‘미남 삼총사’ 송중기, 박보검, 윤균상의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하다. 영화 ‘늑대소년’에서 송중기의 마임 선생님으로,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박보검의 그늘이 되어주는 장내관으로 활약했다. 윤균상과는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역적’까지 연이어 호흡을 맞추며 ‘브로맨스’ 케미를 자랑했다.

“제가 대진운이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 사람들의 빛을 많이 봤죠. 얼굴이 워낙 잘생겨서 부럽기도 하고요(웃음). 제가 그 나이였던 때를 생각하면 많이 부럽죠. 한창 극단에서 고생하고 있을 때였으니까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명언은 오로지 한 길 만 걸어온 이준혁과 잘 어울린다. 오로지 노력으로 승부를 건 이준혁은 지난해 ‘2016 KBS 연기대상’에서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기쁨을 맛봤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죠. 저는 상 받을 분량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태어나서 시상식을 처음 가보기도 했고요. 혹시나 해서 소감을 손바닥에 적어놓긴 했죠. 만에 하나 상을 타면 더듬지 않으려고요. 그 때 처음 상을 받았는데 저는 물론이고,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죠. (박)보검이도 많이 축하해줬고요.”

소위 말하는 ‘몸값’도 오르고, 여러 작품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준혁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은 저예산ㆍ독립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작품의 의미와 연기로 느끼는 재미가 만났을 때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란다. ‘돈=행복’이 아니라 ‘성취감ㆍ열정=행복’이다.

“일 자체가 가치 있을 때 행복을 느껴요. 재미와 의미가 만났을 때 가장 행복하죠. 돈을 조금 받더라도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에 많이 출연할 생각이에요.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찍을 때 정말 행복했어요. 그 때 여주인공 (이)정현이가 직접 커피를 끓여주고 토스트도 만들어왔어요. 서로 챙겨주니 현장이 즐거울 수밖에 없었죠. 일에 대한 대가가 곧 금전의 가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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