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가, 소액 대박의 ‘꿈’에 대한 책임은 자신

[한스경제 최형호] “대학생 김모(23)씨는 친구들과 아르바이트를 해서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오피스텔 갭투자를 하고 있다. 6.19부동산 규제도 받지 않을뿐더러 1000만원~2000만원대 적은 돈으로 은행에 예금하는 돈보다 더욱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광명시의 A공인중개업자는 오피스텔 갭투자는 과잉공급으로 인해 수익률이 거의 없다고 조언한다. 월세 수입이 은행예금에 비해 투자대비 수익률이 높은 편이지만 세금과 관리비까지 고려한 실질수익률을 감안하면 비슷비슷해 더이상 크게 매력을 갖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 정부의 부동산 투기 과열지구 확대 지정으로 갭투자자들이 오피스텔로 몰려드는 모습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투기 과열지구 확대 지정으로 갭투자자들이 오피스텔로 몰려드는 모습이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6·19 부동산 구제에서 제외된 오피스텔 갭투자가 부동산 대책 시행 후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지속된 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오피스텔 갭투자로 몰리며 투기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피스텔이 이번 부동산 규제에서 빠지자 ‘갭 투자’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고, 부동자금이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갭투자는 전세보증금을 제외한 차액만 투자해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임대물건을 매매하는 투자기법이다.

1000만원의 소자본으로도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어 직장인, 주부, 대학생 등 여윳돈이 많지 않은 소액자산가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은 전통적으로 매매가 상승률이 높지 않고 지역별로 편차도 심할 뿐더러 워낙 인기가 많다보니 공급과잉 현상도 빚어지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실제 KB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77.5%로 1년 전(77.0%)과 비교해 0.5% 증가했고 2년전(74.3%)과 비교해선 3.2%가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인 73.0%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오피스텔 전세가율이 4.5%포인트 더 높다.

반면 임대수익률은 현재 5.01%로 5%선마저 위태한 상황으로, 1년전 5.33%, 2년전 5.54%와 비교해 지속적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산업단지를 낀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역세권 입지임에도 4.78%로 상대적으로 낮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집값이 내리면, 대출 비중이 높은 오피스텔은 한순간에 ‘깡통주택’으로 전락할 수 있다. 깡통주택은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의 전세금과 대출금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임대수익이 크지 않아 위험성도 클뿐더러 집값이 조금이라도 떨어지거나 전셋값이라도 하락한다면 여유자금이 부족한 투자자들은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되돌려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을 받아 집을 산 경우엔 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우려까지 생긴다.

올해 오피스텔 공급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실정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전국 오피스텔 신규 분양 물량은 2013년 3만9309실에서 지난해에는 7만718실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오피스텔의 대체제가 되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소형 빌라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올해도 오피스텔 공급은 꾸준하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대선 이후 6월까지 전국에서는 총 1만650실의 오피스텔 물량이 공급됐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갭투자자를 할 경우 오피스텔 공급 과잉을 우려하며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집값은 정부 정책, 금리, 국내외 경제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는 결과”라며 “변수가 많고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액으로 대박을 꿈꾸는 이들은 피해에 대한 책임도 본인에게 돌아간다는 경각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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