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허인혜]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줄줄이 인하할 조짐을 보이면서 소형사까지 도미노 인하가 이어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손보사들은 올해 1분기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인하 여력은 확보한 상태다. 자동차보험 호재로 단기적인 인하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앞다퉈 차보험료를 낮추면서 인하 바람이 어디까지 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계 ‘빅4’ 중 하나인 동부화재가 내달부터 차보험료를 1.0%(개인용 0.8%, 업무용 1.3%) 조정키로 했다. 빅4 손보사인 KB손보와 현대해상도 보험료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앞서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도 각각 차보험료를 인하하거나 계획을 발표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3월에 이어 6월에도 다시 한번 개인 차보험료를 0.7% 인하 조정했다. 한화손보는 내달 6일 계약부터 개인용 차보험료를 1.6% 내린다. 앞서 더케이손보도 차보험료를 2.1% 내렸다.

손보사들이 차 보험료 인하 ‘러쉬’ 행렬에 동참한 데는 손해율 보전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외산차 렌트비 현실화와 비교적 온난했던 기온 등이 호재를 불렀다.

인하를 감행한 보험사들은 적정 손해율로 보는 78% 언저리의 손해율을 보전했다. 전체 손해율도 78%를 기록했고, 손보사의 당기순이익도 지난 1분기를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32.8% 상승했다. 자동차보험의 손익이 1,490억원 오르면서 959억원의 흑자전환을 한 점이 손보사의 순익을 견인했다.

보험계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실손보험료 압박에 보험사들이 차보험료 인하라는 대안을 꺼내 들지 않았겠느냐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정부는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연계법’ 제정 계획을 밝히며 손보사에게 실손보험료 인하를 주문했다. 손보사들은 실손보험 자체의 손해율이 100%를 넘어 130%에 육박하는 등 보험료 인하 여력이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대형사와 소형사 사이의 온도차는 있었지만, 대부분은 인하 흐름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놨다. 인하 조짐이 일었던 초기에는 ‘설마’ 하던 분위기가 동부화재가 인하에 동참하면서 반전됐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인하 여력이 갖춰진 만큼 경쟁사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인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버는 만큼 소비자혜택을 늘려야 경쟁력 강화가 가능하다고 계산했다”고 말했다.

중소 손보사 관계자는 “외부의 변화도 영향을 줬지만, 손보계 각사들 나름대로 손해율이 보전되면서 인하 계획을 세우고 있었을 것”이라며 “여기에 업계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전체적으로 인하 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중소사 관계자는 "체급이 작아 보험료를 인하할 여력은 없는데 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내리는 중이고 정치적 압박도 있어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며 "다른 보험사들은 어떤 방법으로 크게 손해율을 낮췄는지 모르겠다, 사내에서도 보험료 인하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인하 분위기는 이번 분기로 그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손보사의 손해율이 높아지는 여름철이 지나면 다음 분기에 보험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신 국제회계기준(IFRS17)의 압박도 이번 인하 행렬이 일회성으로 마무리되리라는 예상에 무게를 더한다.

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은 생보사보다 비교적 IFRS17의 압박에 자유롭지만, 여전히 자본확충의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며 “여름철 손해율이 상승하면 다시 보험료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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