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작년에 40살이 된 토요타 캠리는 올해 말 10세대로 판올림된다. 이미 공개된 바에 따르면 역대 최고로 스포티한 모습으로 ‘글로벌 스테디 셀링카’의 위용을 다시 한 번 증명할 예정이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곧 구세대의 종식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돌풍을 선도했던 9세대 캠리. 늦어도 내년부터는 만날 수 없게 된다.

이런 9세대 캠리 하이브리드를 타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토요타 하이브리드 아카데미에 참가한 것은 행운이라고 말하고 싶다. 짧은 코스였지만 여운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시승을 하면 우선 디자인부터 살펴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캠리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도로나 주차장에서도 자주 보인다. 중형 하이브리드 가격이 4,000만원 이하니 판매량이 안 높을 수가 없다. 6월 기준 242대. 하이브리드 중에서는 4번째에 해당한다.

우선 시동을 걸어봤다. 물론 조용하다. 하이브리드차가 높은 토크가 필요한 출발 구간에서 모터를 주로 사용한다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힘도 나쁘지 않았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차가 직병렬 혼합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모터 두개로 하나는 발전, 하나는 구동에 힘을 쓰는 이 방식이라서, 캠리는 발전에 소모하지 않고 구동에만 큰 힘을 쓸 수 있다.

캠리 하이브리드. 한국토요타 제공

속도를 올리니 캠리는 힘이 더 필요하다며 엔진을 쓰기 시작했다. 2.5리터짜리 실린터가 4개 들어간 가솔린 엔진을 연료로 쓴다. 최고출력이 158마력짜리로 배터리 없이도 충분한 성능을 낸다. 여기에 모터를 합하면 203마력으로 훌쩍 뛴다.

패밀리세단의 표준이라고 불리는 만큼 아주 좋은 조향감도 갖췄다. 스티어링 휠이 크고 묵직한 느낌이라 안전 운전을 유도한다.

소음이나 떨림도 많지 않다. 과속방지턱을 넘으니 아주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몸을 감싸준다. CVT를 사용한 덕분에 변속 충격도 내지 못한다. 풍절음도 많이 바깥으로 쳐냈다.

공간 효율도 괜찮다. 1열은 중형차 이상의 느낌을 준다. 2열이 상대적으로 좁아 보이긴 하지만 덩치큰 서양인 가족이 타기에도 충분한 크기다.

클러스터를 통해 운전 재미도 만들어 준다. 충전과 에코를 벗어나면 불안하게 만들어놓은 구동력 계기반이 다른 하이브리드카보다도 게임 화면 같이 만들어졌다.

그 밖에도 캠리는 베스트 셀링카가 되기 위한 다양한 면모를 갖췄다. ADAS를 비롯한 첨단 기능이 없다고 해도 기본기 하나는 충실하다.

그래도 나이는 속일 수 없다. 9세대 캠리는 2011년 처음 나와서 만으로 6살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적은 나이는 아니다.

우선 실내 인테리어를 보면 많은 나이를 짐작할 수 있다. 캠리는 아주 투박한 센터페시아와 디스플레이를 가졌다. 그만큼 가독성도 떨어지고 조작성도 낮다. 아틀란 내비게이션을 사용해 현지화에는 성공했지만, 운전중에 잘 보이지를 않으니 답답하다.

공조기 송풍구도 여간 투박해 보이는 것이 아니다. 준중형차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모습이다. 자동 온도 조절 기능도 없다.

그렇다고 캠리가 상품성이 떨어지냐고 묻는다면 답변은 "No"다. 베스트셀링카 캠리, 여기에 하이브리드 왕국 토요타의 기술력이 들어가 있다. 굳이 화려하지 않으면 어떤가. 공인연비가 무려 17km/ℓ다. 10만km를 달린다면 동급 가솔린차보다 1,000만원 가까운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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