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님도 보고 뽕도 딴 ‘슈퍼매치’였다. 19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올 시즌 세 번째 슈퍼매치는 내외적으로 볼거리가 풍성한 경기였다.

◇ 신영록의 감동 시축+재미까지 잡은 이벤트

슈퍼매치는 K리그 클래식 최고의 흥행 카드다. 리그 최고의 인기 구단인 두 팀의 대결은 언제나 관심을 모은다. 경기가 시작되기 한참 전 이미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사당역 주변에는 FC서울과 수원 삼성 블루윙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직행 버스를 타러 줄을 서고 있었다.

수원월드컵경기장 매표소 인근에서 만난 20대 여성 팬은 “수원의 열렬한 팬이다. 수원 홈경기는 빠짐없이 보러 온다. 오늘도 친구와 왔다. 경기를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수원을 찾은 상당수의 팬들은 여성이었다. 야구 경기장에 출입하는 여성팬들의 수가 늘어나듯 K리그를 보러오는 여성들의 수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관중의 성숙한 응원문화도 슈퍼매치를 빛나게 한 요소였다. 수원과 삼성 서포터즈는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응원했다. 일부 경기에서처럼 상대팀을 비방하기보단 응원팀에 격려를 보내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이벤트는 수원 출신 신영록(28)의 시축이었다. 지난 2011년 5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겪고 재활 치료 중인 그는 불편한 몸으로 그라운드 센터서클까지 걸어와 양 팀 선후배 동료들의 응원 속에 시축했다. 완장을 찬 서울의 차두리(35)는 후배 신영록에게 다가가 용기를 북돋아 감동을 자아냈다. 경기 하프타임 때는 좌석 밑 행운의 봉투를 찾는 이벤트가 실시돼 팬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 ‘화끈한 공격 축구’ 서울, 수원에 3-0 완승

슈퍼매치는 관중의 열띤 응원만큼 초반부터 열기를 더했다. 서울 고광민과 수원 권창훈 등은 경기 초반 잇따라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양팀은 수비보다 공격에 무게를 두고 경기를 풀어갔다.

최용수 서울 감독과 서정원 수원 감독은 앞서 17일 종로 축구회관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무득점 경기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양팀 모두 골을 기록하는 데 치중해 승부를 내겠다는 의지였다. 그런 만큼 슈퍼매치는 공격 축구 양상으로 전개됐다.

서울은 전반 20분 고광민이 수원 연제민의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아드리아노(28)는 수원 골키퍼 정성룡을 완벽히 속이고 페널티킥골을 성공시켰다. 아드리아노는 전반 40분 몰리나의 코너킥을 그대로 헤딩으로 연결, 추가골을 터뜨렸다. 서울은 2분 뒤 차두리가 빠른 돌파와 드리블에 이은 슈팅으로 환상적인 골을 뽑아내 3-0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수원은 후반 들어 고차원과 카이오, 연제민, 권창훈 등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서울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득점을 내는 데는 실패했다. 서울은 끝까지 큰 점수차 리드를 지키며 경기를 끝냈다. 3-0 대승을 거둔 서울은 지난 4월 18일 수원전 패배(1-5)를 완벽히 설욕했다.

서울은 수원과 역대 슈퍼매치 전적에서 26승17무32패를 기록했다.

사진=신영록(위 왼쪽에서 두 번째)-차두리(아래 왼쪽).

수원=박종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