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정영선] 환경부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대기질 공동 조사를 한 결과, 한국의 미세먼지의 3분의 1가량은 중국의 영향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지난해 5∼6월 합동으로 수행한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KORUS-AQ)'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조사 결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PM2.5의 경우 국내 요인이 52%, 국외 요인은 48% 발생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지름에 따라 1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보다 작은 먼지를 PM10이라 하고, 2.5㎛보다 작은 먼지를 PM2.5로 분류한다.

이번 조사는 국내외 80개 기관에서 58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해 한반도 전역에서 항공관측·지상관측·모델링 등의 방법을 통해 수행됐다. 

특히 서울 올림픽공원은 지상과 항공 관측을 직접 비교하기 가장 용이한 곳으로 꼽혀, 이번 조사에서 NASA의 관측용 비행기(DC-8)가 한반도 전역을 20회 비행하는 중 올림픽공원 상공을 52회 관측했다.

국외의 경우 중국 내륙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34%였다. 북한은 9%, 기타 6%로 조사됐다. 그동안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농도가 고농도일 때 국외 영향이 60~80% 수준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미세먼지 발생원인이 국외보다는 국내적인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조사가 이뤄진 5∼6월은 통상 중국의 영향이 크지 않을 때"라며 "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철에 특히 중국의 영향이 큰 만큼 다른 시기에 조사하면 결과가 또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국내 요인의 영향만으로도 세계보건기구(WHO) 일평균 PM2.5 권고 기준인 25㎍/㎥를 넘는 날들이 확인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PM2.5를 생성하는 전구물질을 분석했을 때 국내에서 발생하는 유기물질(OC)·질소산화물(NOx)·암모니아·블랙 카본(BC)이 미세먼지 발생 요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권 남부지역의 대기질은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 배출 오염물질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측은 2회만 이뤄져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또 이번 조사에서 관측된 미세먼지(PM10) 중 대부분은 2차 생성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2차 생성 원인물질로는 유기물질이 가장 많았고, 이어 황산염, 질산염 순이었다. 서울의 오존 발생은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결과는 우선 확인된 사실만 공개됐으며 나머지 분석 결과는 2019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특히 톨루엔과 같은 유기 화합물질을 감축하면 미세먼지와 오존 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오염원을 더 상세하게 조사해 최적의 배출관리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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