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섭 금융투자협회 기획조사실장

최근 코스피지수는 2,400포인트를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GDP 대비 증시 시가총액도 100%를 넘어섰다.

GDP 대비 증시 시가총액이 100%를 넘어갔다는 것은 자본시장 중심 금융구조로 전환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대표적인 자본시장 중심 국가인 미국과 영국이 각각 97년과 94년에 100%를 돌파한 바 있으며(올 5월말 기준 미국 138%, 영국 136%), 우리나라는 지난 6월에 돌파했다. 바야흐로 우리나라도 이제 영·미식 자본시장 중심 금융구조로 전환되는 초기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제가 일정수준 이상 성장하면 자본시장 중심 구조가 경제발전에 더 유리하다. 자본시장은 신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다양한 의견과 전망을 시장가격 메커니즘을 통해 반영할 수 있으므로 혁신산업에 대한 자금공급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자본시장을 통해 혁신기업들에 자금공급이 원활히 이뤄짐으로써 페이스북, 애플, 우버, 에어비앤비 등이 성공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자본시장 중심 금융시스템에서는 기업에 대한 원활한 자금공급과 함께, 퇴직연금 등을 통해 자본시장에 투자한 국민들의 부가 축적됨으로서 소비 진작과 투자 활성화가 이뤄지는 등 경제의 선순환 효과가 크다.

이러한 선순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국민들의 부가 증대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동산(가계자산의 62.8%, ‘16년말 기준)과 예금(16.3%)에 편중되어 있는 가계자산의 포트폴리오가 정상화되어 자본시장 투자확대가 이뤄져야 한다. 

가장 시급한 분야가 바로 퇴직연금인데, 현재 우리나라 퇴직연금 자산의 대부분은 원리금 보장 상품에 집중되어 있다. 주식·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은 노후대비 투자자산으로는 리스크가 높다고 생각하여 편입을 꺼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장기간 투자해야하는 퇴직연금의 특성상 단기적인 가격 등락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 오히려 자본시장 투자에 적합하다. 또한 자본시장 만큼 높은 투자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곳도 드물다. 

장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나타내는 펀드를 선택해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노후대비 대책이 될 수 있다.

지난 30년간 자산군별 투자성과를 비교한 결과, 주식(1986~2015년 누적 수익률 1,837%)과 채권(1,134%)이 부동산(446%), 금(328%), 예금(623%) 등을 제치고 월등히 높은 누적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나타내는 펀드를 선택해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노후대비 대책이 될 수 있다.

잘 찾아보면 장기적으로 4~5배의 수익을 기록한 펀드가 의외로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례로 베어링고배당펀드는 2002년  설정된 이래 누적 수익률이 400%가 넘었으며, 2003년 설정된 신영밸류고배당펀드도 누적수익률이 682%에 달한다. 

이외에도 장기 누적 수익률이 높은 펀드들은 많이 있다. 이러한 펀드들에 장기 투자한다면 노후대비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사회 초년생의 경우, 발상의 전환을 통해 자본시장을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할 만하다. 

당장 과도한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여 장기간 높은 이자비용을 부담하기보다는, 우선 일정기간 펀드 투자를 통해 목돈을 마련한 후 주택을 구입하는 편이 실질적으로 내 집 마련에 소요되는 기간이 훨씬 짧을 뿐만 아니라 최종적인 투자수익률도 훨씬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글/정수섭 금융투자협회 기획조사실장

정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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