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빙그레의 ‘메로나’가 냉동고 밖으로 나왔다. 1992년 출시돼 국민 아이스크림으로 자리 잡은 메로나가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각종 상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빙그레와 글로벌 SPA 브랜드 스파오가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선보였다. 사진은 스파오 강남점 매장 모습. / 신진주 기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료품업계에는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이 빙그레의 메로나다.

메로나는 의류, 잡화, 생활용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으며 반응 역시 뜨겁다.

먼저 빙그레가 가장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 5월 휠라와 손잡고 내놓은 메로나 컬러의 운동화와 슬리퍼다. FILA X 메로나 컬렉션은 제품에 메로나의 멜론 컬러를 입혀 내놨다. 코트디럭스 메로나(운동화)는 초도 물량 3,000족이 출시 2주 만에 모두 팔렸고 이에 추가 물량을 생산하기도 했다.

신발이 인기를 끌자 메로나는 의류와도 콜라보를 이뤘다. 이랜드 스파오와 협업해 메로나 티셔츠에 메로나와 쿠앤크, 비비빅을 자수로 입혀 선보였다. 이 제품은 사전 판매율이 35%가 넘어서면서 관심을 끌었다.

빙그레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점점 나이가 들다 보니, 소비층도 함께 늙어가 고민되는 상황 이었다”며 “젊은 세대들이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패션이며, 중저가 브랜드에서 대중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SPA 브랜드인 스파오에 콜라보 제안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발 의류업계에서 예상외의 히트를 치자 빙그레는 메로나의 이색 상품을 생활용품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함께 손잡고 출시한 메로나 모양의 수세미는 SNS등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빙그레는 지난 5월 빙그레 어린이 그림잔치의 참가자 기념품으로 준비한 메로나 칫솔을 애경과 손잡고 오는 8월 1일 정식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빙그레 측은 현재 각종 생활용품, 화장품, 완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중이며 실제 몇몇 업체들과는 접촉을 끝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빙그레 메로나와 휠라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선보여진 운동화와 슬리퍼. /빙그레

그렇다면 메로나가 냉동고 밖에서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남광현 마케팅팀 과장은 “매년 수십 개의 아이스크림 신제품이 출시되지만 지난 10년 간 ‘히트상품’은 탄생하지 않았다”며 “빅 브랜드만 살아남은 채 빙과시장이 정체되다보니, 생존의 몸부림을 치게 됐고 그 고민 중 하나가 아이스크림 밖에서의 브랜드 확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눈에 들어 온 것이 ‘메로나’다. 메로나는 25살이 됐지만 점점 그 이미지는 어려지고 있다. “올 때 메로나”는 SNS에서 젊은 세대가 많이 쓰는 유행어이며, 메로나주(소주와 메로나를 함께 음용하는 술 제조법)도 대학생을 중심으로 인기다. 젊은 층에서 자체적으로 메로나를 이슈화 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런 메로나 인지도를 활용해 전혀 다른 상품이 선보여지자 소비자들은 재밌고 색다르다는 반응이다. 이는 또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남 과장은 “MD상품을 통해 얻는 로열티는 크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며 “냉동고 안은 메로나는 ‘스틱바’ 형태로 정체성을 유지하며 그대로 가고, 냉동고 밖으로 브랜드를 끄집어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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