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김소현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알고 있다. 돈, 인기, 명예 등 물질적인 요소를 쫓기보다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즐긴다. “행복은 특별한 게 아니다”며 꽤 진지한 대답을 내놓았다. 아직 스무 살이 되지 않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배우로 활동해 생각이 성숙했다. 무엇보다 종영극 ‘군주-가면의 주인’(군주)은 10대 마지막 작품이기에 “의미가 깊다”고 털어놨다. 김소현에게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한 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군주’는 20대가 되기 전 마지막 작품이다. 그래서 더 뭔가 아프기도 하고 행복했던 작품이다. 행복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할까.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김소현에게 ‘군주’는 마냥 행복한 작품이 아니다. 아역 연기만 할 때와 주인공으로서 극 전체를 이끄는 건 확연히 달랐다. 더구나 이번엔 아역 및 성인연기를 모두 소화했다. 스스로 연기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게 많이 보였다”고 고백했다. 

때문에 극중 캐릭터 한가은은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김소현은 아버지(전노민)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복수심으로 가득 찬 한가은을 연기했다. “가은이의 우여곡절을 함께 겪으면서 덩달아 마음이 아팠다. 명랑하고 당찬 소녀가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스스로 가은이를 불쌍해하면서 연기하느라 감정적 소모가 많았다.”

하지만 촬영장에서만큼은 누구보다 행복했다. 같은 나이 또래의 유승호, 인피니트 엘(김명수)과 연기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촬영이 끝났지만 모바일 채팅방 알림창이 쉴 새 없이 울린다. “대본 리딩 떄는 서로 존댓말 쓰고 정말 어색했다”면서도 “오빠들과 이렇게까지 친해질 줄 몰랐다. 만나면 즐거웠다. 서로 장난치고 수다가 계속 이어졌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오빠들이 워낙 착하고 배려심이 많다. 연기할 때 힘든 점 없이 찍었다. 분위기 메이커는 (김)명수 오빠다. 에너지가 넘쳐 지치지 않는다”고 웃었다.  

허준호, 박철민, 김선경 등 선배들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았다. ‘군주’ 촬영장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도 “사랑 받는 느낌이 들 때였다”고 돌아봤다. 꼭 예쁘다는 표현이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선배 및 스태프들에게 “‘애정을 받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져서”다. “배우들과 함께 있을 때 항상 행복했다. 이런 멋진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의 호평은 힘든 촬영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됐다. 누가 뭐래도 “유승호와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가장 좋았다. 두 사람은 극중 애틋한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세자 이선(유승호)과 한가은은 원수라는 오해를 풀고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선가은’ 커플이라고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승호 오빠와 나의 모습을 예뻐해 줘서 행복했다. 아무래도 호흡 맞추는 상대 배우니까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 댓글을 보고 ‘좋아요’를 누를까 했는데 오그라들더라(웃음).” 

김소현에게 가족은 가장 큰 버팀목이다. 일상에서 “강아지,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다”고 했다. 가족은 기쁠 때나 힘들 때 항상 옆에 있는 소중한 존재다. “어느 순간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약간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힘들 때 남아있는 사람들이 가족이지 않냐. 가족들과 있을 때 행복하고 마음이 편하다. 행복은 특별하지 않으니까.”

엄마는 연기에서만큼은 냉정하다. 엄마니까 위로와 칭찬을 받고 싶은데 “정말 냉정하게 콕 집어준다. 어쩔 땐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좋은 선생님”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 하는 거 다 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KBS2 3부작 드라마 ‘페이지 테너’를 통해 처음으로 “진짜 잘 한다”는 칭찬도 받았다. 한 번도 안 해 본 캐릭터여서 엄마가 걱정을 많이 했다.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엄마가 작품 끝나고 처음으로 ‘잘했다’고 칭찬해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소현은 천상 배우다. 연기는 다 재미있다. 그래도 스스로 “정말 즐겁다고 느끼고 진심으로 연기할 때 행복하다”고 짚었다. 이러한 연기관은 행복을 바라보는 시선과 일치했다. 

“행복 자체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결혼해서 남편과 같이 앉아서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할 수 있다. 강아지와 산책하는 소소한 일상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어떤 것들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그것만 잊지 말고 살아’라고 하더라. 일상에서 언제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게 행복이다.”

사진=싸이더스HQ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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