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사회공헌과 리베이트와의 이상한 공생
[데스크 칼럼] 사회공헌과 리베이트와의 이상한 공생
  • 김재현 기자
  • 승인 2017.07.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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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 김재현] 미국 조지아대학교의 아치 캐럴 교수에 의하면, 사회공헌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일컫는 말이다. ▲이윤창출 ▲법률준수 ▲윤리적 책임 ▲자선적 책임 등 4가지로 구분한다. 

이중 법률준수란 기업이 법을 지키며 경제활동을 하는 것, 윤리적 책임은 법으로 규정하지 못하지만 기업이 사회의 기대치에 맞는 윤리적 행동과 활동을 할 것, 자선적 책임은 사회적 기부행위, 약물남용 방지 프로그램, 보육시설 운영, 사회복지시설 운영 등이다. 사회의 공익을 위한 자선활동을 할 책임을 말한다.

특정 신용카드사와 계약해 등록금 결제에 대한 독점 권리를 주는 대신 카드 결제 수수료를 리베이트로 받아온 대학 100여곳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A사 등 5개 신용카드사 법인과 계약 담당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사진제공=연합뉴스
특정 신용카드사와 계약해 등록금 결제에 대한 독점 권리를 주는 대신 카드 결제 수수료를 리베이트로 받아온 대학 100여곳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A사 등 5개 신용카드사 법인과 계약 담당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사진제공=연합뉴스

 

사회 공익을 위한 사회공헌이 본래 의도하는 바와 달리 교묘하게 변질되고 있다.

최근 카드사와 대학들간 수수료 리베이트가 경찰에 적발돼 사회공분을 낳고 있다. 특정카드사에게만 대학등록금 결제를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이를 댓가로 카드사는 수수료를 기부금 명목으로 되돌려줬다.

그간 대학은 신용카드로 등록금 납부를 허용하지 않았다. 대학이 카드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과 카드사들은 카드수수료 줄곧 자율화를 주장하고 나섰지만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로 답보를 거듭했다. 사회적 요구에 대학은 신용카드 등록금 납부를 허용했다. 

대학은 카드수수료 지급 부담을 되돌려 받는 조건으로 기부금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만들었다. 대학이나 카드사 모두 나쁠 것이 없다. 대학은 카드수수료 지급을 하지 않아도 되고 카드사들은 대학을 유치해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부금도 일종의 사회공헌이다. 사회공헌이 공익으로 교묘하게 둔갑해 리베이트라는 뒷거래를 낳게 된 결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리베이트와 사회공헌간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카드사 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이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은행의 경우 시·도 금고 선정에서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자체는 은행들을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 중 하나가 사회공헌이다. 지방자치단체에 얼마나 기부할 것이냐를 평가받는다. 또한 은행은 일정 부분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된다. 카드사의 기부금을 사회공헌이 아닌 리베이트로 볼 것인가에 대한 벽에 부딪힌다.   

의료기관과 밴사간 리베이트도 유사하다. 의료기관은 밴사로부터 무인 수납기를 공짜로 설치해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면 리베이트로 간주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기부와 사회공헌이라도 댓가를 바란다면 담합이자 리베이트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사회공헌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간 계약은 거래에서 비롯된다. 서로의 이익을 위한 합의다. 거래가 떳떳하지 못하다면 어둠의 뒷거래에 불과하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명분이 있더라도 불공정 거래의 동업자로 전락될 수 있다. 국민들도 공정한 게임이 가능한 투명한 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사회 곳곳에 만연한 묵시적인 관행을 공론화해야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이같은 불공정 거래의 독소조항은 또 다른 병폐를 낳게 한다. 불합리한 사회공헌이 갑질로  둔갑되고 불공정 거래가 지속돼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

"일말의 주저도 없을 것이며, 한치의 후퇴도 없을 것이다"

지난달 14일 김상조 위원장이 공정거래위원장에 취임하면서 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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