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은행들이 잇따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영에 역량 집중에 나섰다.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신한·KEB하나·우리은행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강화’를 핵심과제로 꼽은 가운데 리디파인(재정립, redefine)을 선언했다.

지난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이광구 은행장(사진)이 상반기 실적리뷰 및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상반기 실적을 돌아보고 하반기 주요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이광구 은행장은 반기만에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수익성과 성장성, 건전성 면에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은행으로 변모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주요 경영 전략으로는 ▲우량고객 확보 및 우량자산 증대 ▲저비용성예금 증대 ▲비이자이익 확대 ▲글로벌 양적·질적 성장 ▲제휴·뭉텅이영업 활성화 ▲위비플랫폼 활성화 ▲뒷문잠그기 Up-grade ▲직원역량 강화 등 8대 핵심과제가 제시됐다.

금융그룹 전환도 언급됐다. 이 행장은 “‘노적성해 수도선부(露積成海 水到船浮)’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해 “이슬이 모여 바다를 이루고 큰 배를 띄우듯, 우리금융그룹 함대 출범 준비를 위해 2017년 하반기 은행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그동안 금융위원장 인선이 미뤄지면서 지지부진했던 우리은행의 잔여지분 매각 작업도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이에 따른 지주사 전환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지난 21일 경기도 소재 신한은행연수원에서 진행된 ‘2017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임직원들에게 ‘Redefine, 業의 재정의’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지난 21일 경기도 소재 신한은행연수원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리디파인(Redefine·재정의) 3.3.3. 법칙’을 제시했다.

▲3일 간 집중적으로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3주 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며 ▲3개월 간 강력히 실행한다는 업무 방식으로 위 행장은 이를 통해 리디파인을 조직의 습관으로 체화하고 신한이 국내은행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리딩뱅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 행장의 취임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한 디지털 분야에서의 리디파인도 언급했다. 신한은행은 영업과 사무공간의 혁신을 통해 디지털 리디파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직원들끼리 스마트폰으로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향후 사내 회의뿐 아니라 고객을 대상으로 한 투자, 세무 자문에도 스마트폰 화상시스템을 활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 고객의 요청으로 투자자문, 세무와 같은 전문 분야에 대해 담당 직원과 화상상담을 진행하거나 스마트워킹센터 근무·재택근무 중인 직원이 사무실로 이동하지 않고 회의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경우에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도 같은 날 하반기 영업추진회의를 열었다. KEB하나은행은 ▲손님관리 ▲디지털 ▲시너지 ▲스마트워킹을 하반기 혁신과제로 삼았다. 손님 중심의 디지털 금융을 추구하는 것이 골자다. 우수점포 시상이 회의의 주된 부분을 차지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3일 일찌감치 회의를 열고 하반기 전략을 강구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리딩뱅크의 ‘탈환’을 사실상 선언하며 하반기 ‘미래의 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했다. ▲기업금융과 외환업무 집중화 ▲1인 경제(일코노미) 등 신시장 개척 ▲그룹 시너지효과 확대 및 글로벌 진출 강화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과제들을 수행할 방법 중에서도 윤 회장은 개인형 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변화는 새로운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며 “7월 26일부터 가입대상이 크게 확대되는 ‘개인형 IRP’ 퇴직연금은 연금수령 은행이 대부분 주거래 은행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미래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IRP 시장에서의 고객 확보 경쟁을 예고했다.

“디지털 시대에 조직은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실행 중심의 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디지털 금융 환경의 변화에 맞게 조직 개편을 단행할 뜻도 내비쳤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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