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장마 때문인지 상추랑 오이 가격이 많이 올랐네요. 계속 오를까 걱정되네요”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코너를 찾은 주부 이모씨는 진열된 상품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계속된 비로 생산 지역이 침수 피해를 보거나, 습한 날씨로 인해 채소·과일 값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리면서 소비자들이 장보기를 두려워하는 모습이다.

2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손님이 장을 보고 있다./신진주 기자

25일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주부들이 카트에 많이 담아가는 신선식품 위주로 가격을 조사했다.

먼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체감하는 신선식품은 상추와 오이였다. 이 곳을 찾은 소비자들은 오이와 상추 가격이 80~90% 가량 뛴 것 같다고 말했다.

적상추는 1봉지에 2,580원, 다다기 오이는 1봉지에 4,980원이었다. 양파는 1kg 망에 3,280원, 대파는 700g에 2,480원, 햇무는 1,980원이었다.

여름 휴가시즌에 많이 먹는 삼겹살 가격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구이용 국내산 돼지 삼겹살은 600g 1만4,160원, 국산 오징어의 경우 1마리에 3,200원이었다.

한 소비자는 “아직까지 삼겹살은 다른 식품들에 비해 크게 올랐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오징어가 너무 많이 올라 사려다가 안 샀다”고 말했다.

수박 코너에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은 한통에 1만7,000원에 판매했다. 

마트에서 수박을 고르고 있는 한 주부는 “아들이 수박을 너무 좋아해 장 보러 나올 때 마다 수박을 사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며 “2~3일이면 다 먹는데 2만원 가까이 하니 너무 비싼 것 같다”고 했다.

소비자 체감대로 오이와 수박은 주산지인 충청·전북 지역에 폭우가 내리면서 시설하우스가 침수 피해를 입어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4일 기준 오이 평균 소매가격은 10개(다다기 품종)에 1만720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5,952원) 대비 80% 올랐다. 한 달 전에 비해서는 144% 폭등한 가격이다. 수박 1통 평균 소매가격은 1만8,276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4% 올랐다.

오이 주산지인 충남 천안의 경우 이번 집중호우로 오이 시설하우스의 약 15% 정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박 주산지인 전북 익산 물 폭탄을 맞아 70%의 수박 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적상추도 크게 올랐다. 한 달전에 비해 132%나 올랐고, 전 주 대비해서도 58.6% 가격이 상승했다.

aT 관계자는 “적상추가 고온다습한 날씨와 일조량 감소로 잎이 시들고 말라 생육이 부진하다”며 “출하 물량은 감소한 반면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쌈채용 수요가 증가해 당분간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열무와 오징어가 가격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후기 오징어 생산량이 6월 초보다 12%나 줄어 어획량 감소로 가격 오름세를 보였다. 여름철 열무김치, 열무냉면으로 여름철 수요가 높은 열무도, 장마철 잦은 우천과 폭염으로 생육이 좋지 못해 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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