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은행들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3위 자리를 두고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 지난 1분기 순이익 6,375억원을 내며 신한은행을 제치고 2위에 올랐던 우리은행이 2분기 4위로 주저앉으면서 KEB하나은행이 3위로 올라섰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순위 변동이 있어보이지만 은행마다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체질개선 중인만큼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은행들이 순위경쟁보다 전통적인 수수료 장사에서 벗어나 신탁, 펀드 등 자산관리 역량을 늘리면서 비이자이익 강화에 전력투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KEB하나은행 2017년 당기순이익 현황 (연결기준) (단위: 원). 표=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2분기에 4,60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에 견줘 1,539억원(50.1%) 증가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 4,000억원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실적을 냈지만 4대 은행(신한·국민·KEB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2분기 실적에서 5,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은 5,2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인 3,068억원에 비해 2,140억원(69.8%) 증가한 수치다.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2분기는 KEB하나은행이 웃었지만 상반기 실적을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상반기 KEB하나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1조 클럽’ 달성에 실패하면서 4위로 밀려났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에 2015년 한해에 거둬들인 수준보다 많은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지난 1분기 6,375억원, 2분기 4,608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1조98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4%(3,481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 실적은 2011년 이후 최대치로, 2015년 연간 당기순이익 1조593억원을 반기만에 넘어섰다. 우리은행은 2015년 12월 말에 당기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고 지난해에는 9월 말에 달성한 반면, 올해는 6월 말에 이미 1조원을 초과 달성했다.

이같은 호실적에는 해외부문에서의 약진이 주효했다. 이광구 은행장이 그동안 중점을 두고 추진했던 글로벌 확대 진출 전략의 성과가 결실을 맺으면서 해외부문에서 올해 상반기에 전년 연간 실적에 육박하는 1,000억원 상당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우리소다라은행에 1억달러(약 1,150억원)를 증자했다. 앞으로 연금, 신용대출, 우량기업대출 등 현지 소매 영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어서 우리소다라은행을 동남아 진출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 지역에서의 영업기반을 꾸준히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신탁 및 펀드, 외환·파생 등 핵심 비이자이익도 크게 늘어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다. 비이자이익은 5,357억원에서 7,564억원으로 2,207억원 늘었다. 외환·파생 부문과 자산관리 부문의 상품판매 호조가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이자이익은 2조5,511억원으로 1년 전에 견줘 2.5% 늘었다.

4대 은행 중 올해 상반기 실적이 유일하게 1조원을 넘지 못한 KEB하나은행은 상반기에만 9,98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25.0%(1,998억원) 증가한 수치이며, 2015년 외환은행과 통합한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리스크 관리가 주효했다. KEB하나은행의 2분기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은 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3%(2,142억원), 전분기 대비 95.8%(3,520억원) 대폭 감소했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2분기 핵심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9%(1,115억원), 전분기 대비 2.4%(320억원) 증가한 1조3,678억원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6,2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1% 줄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시너지가 나면서 KEB하나은행의 저금리성 예금이 전 분기 대비 2조5,000억원 늘었고 판매관리비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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