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간편함과 빠름을 앞세운 카카오뱅크 출범이 코앞에 다가오자 기존 은행들이 송금 서비스 재정비에 나섰다. 기존 간편송금 서비스의 한도는 높이고 시간은 더 단축됐다. 카카오뱅크가 주력 무기로 내놓은 해외송금 부문에서는 수수료 할인과 송금 가능 국가 확대로 맞불을 놨다.

오는 27일로 다가온 카카오뱅크 출범을 앞두고 기존 은행들이 간편송금과 해외송금 서비스 재정비에 나섰다. 사진=한스경제DB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오는 28일부터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앱) ‘휙 서비스’의 이용한도를 50만원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300만원으로 대폭 올린다. 휙 서비스는 공인인증서나 OTP없이 6자리 간편 비밀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다. 상대방의 휴대전화번호나 계좌번호가 없어도 송금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은행들의 간편송금 한도는 대부분 50만원이다. 미리 충전해 둔 금액 안에서 송금할 수 있는 ‘선불충전식’은 50만원의 한도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선불충전식이 아닌 전자자금이체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에 공인인증서나 OTP, 보안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간편송금에 있어 한도제한이 없다.

기업은행 개인디지털채널부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간편송금에 있어 사용하는 전자자금이체방식은 적용받는 것이 일반 인터넷뱅킹과 똑같아서 보안 수준에 따라 한도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며 “원래 당행도 간편송금 한도가 30만원이었다가 50만원으로 올렸었는데 지난 1년 정도 이렇게 운영을 해보니 단 한 건의 금융거래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고 편리하다보니 고객들께서 한도 50만원이 너무 적다고 상향을 해달라는 요청이 꽤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도를 300만원으로 올린 이유에 대해서는 “300만원 정도면 전체 거래의 95%를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고객들의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뱅킹에서 건당 이체 금액을 데이터 분석해보니 송금 서비스 이용 건수의 95% 정도가 300만원 이하였다”며 “이번 한도상향으로 개인 고객들은 한도상향에 대한 욕구가 크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예상했다. 추가 한도상향 여부에 대해서는 경쟁 은행이나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타행들의 대응, 고객들의 추가적인 요청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필요성이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휙 서비스 개편으로 개인거래 고객의 95% 가량이 휙 서비스 간편송금만으로 금융거래를 볼 수 있게 된 만큼 기업은행을 필두로 한 간편송금 시장은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타행들도 한도상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도 25일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모바일 뱅킹 앱 S뱅크에서 공인인증서와 보안 매체 비밀번호 입력 없이도 이체가 가능한 S뱅크 간편서비스를 시작했다. 간편서비스의 이용 한도는 하루 100만원, 월 500만원이다.

‘일반은행 해외송금 수수료의 10분의 1 수준으로 제공하겠다’는 카카오뱅크의 가세로 수수료 경쟁도 촉발되고 있다. 기존 은행들의 대부분이 해외송금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쪽을 택한 가운데, 수수료를 대폭 낮춘 은행도 나오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25일 국내 최대 교류국인 중국을 추가하면서 전 세계 16개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원큐 트랜스퍼 서비스 지역은 필리핀, 호주, 인도네시아 등을 포함해 16개국으로 늘었다. 송금 수수료는 미화 환산액 기준 500달러 이하이면 건당 5,000원, 500달러 초과인 경우는 건당 7,000원이다. 1회 송금 한도는 1만 달러다.

KEB하나은행 미래금융사업부 관계자는 “오는 8월 중 30여개국을 비롯해 연말까지 총 8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달 인도네시아 현지 통신사를 연계한 ‘위비 퀵 글로벌송금’을 내놨다. 1일 2,000달러 내로 송금할 때 수수료는 최대 5,000원만 내면 된다. 기존 해외송금 수수료보다 70%가량 저렴하다.

기업은행은 간편송금에 이어 해외송금도 강화한다. 공인인증서와 보안매체 없이도 전화 한 통만으로 간편하게 이용하는 서비스인 ‘ARS외화송금’을 시작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장년층, 외국인 고객들이 그동안 외화송금에 불편함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한 번만 송금정보를 등록하면 이후에는 ARS를 통해 손쉽게 외화송금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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