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은행계 카드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증가했지만 일회성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질적 개선에는 소원해 보인다. 일회성 수익을 빼면 전년대비 오히려 수익이 하락했고, 제자리 걸음을 걸은 카드사도 네 곳 중 두 곳을 기록하는 등 카드사들의 수익 흐름이 멈춰있다.

카드론 수익 하락과 카드수수료 인하 등의 영향으로 은행계 카드사들의 1분기 실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은행계 카드사 중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상반기 실적 개선을, 우리카드와 국민카드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성장세가 전년동기 77.7%로 가팔랐다. 순이익은 6,297억원이다.

호실적을 거둔 듯 하지만 재무제표를 뜯어보면 사정이 다르다. 신한카드는 올해 1분기 충당금 산정방식을 변경하면서 충당금 설정 모형을 바꿔 약2,758억원의 대손충당금이 환입됐다. 또 비자카드 주식을 매각하면서 800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일회성 수익을 제외한 신한카드의 상반기 수익은 2,7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오히려 22% 줄어들었고, 전년 동기 비자카드 주식 매각 수익을 뺀 수치와도 14% 벌어진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일회성 효과 탓에 성장세로 보인 것인데 매각 수익이나 충당금 설정 모형 정밀화 등으로 이전된 수익을 빼면 하락하고 있는 양상이다”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 탓에 전반적으로 상품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달금리 상승세는 이미 일부 시장에 반영된 만큼 카드론 수익도 정체를 겪을 예정이다”며 “수수료 인하 이슈가 연일 나오고 있기 때문에 순익 창출을 위한 새 창구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료=신한금융지주

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상반기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국민카드는 1,535억원, 우리카드는 619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견줘 국민카드는 2억원, 우리카드는 10억원의 차이로 특이점은 없었다.

하나카드의 수익은 호전됐다. 다만 은행계 카드사 중에서는 회사 규모 자체가 작아 퍼센트의 등락이 다른 카드사에 비해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하나카드는 같은 기간 75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동기대비 93.6%나 성장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도리어 절반으로 줄었지만, 우선 1분기 실적이 5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좋았던 점이 실적을 견인했다.

‘1Q’카드 시리즈의 성공으로 마케팅 비용이 낮아진 측면도 있지만, 역시 일회성 수익이 일정 부분을 차지했다. 하나카드는 전년 동기 외환카드와 통합을 치르면서 통합비용이 발생한 바 있다. 이번에는 통합비용이 상쇄되면서 일시적인 수익 증대를 낳았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통합비용이 줄어들면서 수익 증대 효과가 있었고, 1Q시리즈도 출시 2년 동안 330만좌가 출고되면서 ‘박리다매’의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드사들은 ‘겉보기 수치’ 증가에 대한 카드수수료 인하 공격을 어떻게 막아낼 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재무제표를 뜯어보면 카드사들의 수익이 질적 상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카드수수료 인하와 법정최고금리 인하가 맞물리면서 카드사들의 수익 양대산맥이 꺾일 위기로 3분기 실적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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