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지속되는 내수침체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조치로 국내 화장품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2분기 성적표는 희비가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올 상반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한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신장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먼저 LG생활건강은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전체로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에 1조5,301억원의 매출과 2,3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1,683억원을 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5%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1%, 5.6% 늘었다. 상반기로는 매출 3조1,308억원에 영업이익 4,924억원, 순이익 3,489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1.9%, 7.3%, 9% 늘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사드 위기로 중국 관광객 수가 급감해 면세점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6% 줄었지만 중국에서 고가 화장품 매출이 75% 증가하면서 이를 상쇄했다”며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3개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도 실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로는 화장품이 2분기에 7,812억원의 매출과 1,4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 2분기보다 4.7%, 2.7% 감소했다. 생활용품 사업은 3,732억원의 매출과 38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생활용품 브랜드 ‘오가니스트’와 ‘온:더바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31% 상승했다. 음료부문은 3,757억원의 매출과 45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씨그램’ ‘토레타’ ‘갈아마신 배’ 등 비(非)탄산음료의 성장세가 높았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2분기 1조4,130억원의 매출과 1,304억원의 영업이이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8%, -57.9% 역신장한 것이다.
상반기로는 매출이 6.1% 감소한 3조2,683억원, 영업이익은 30.2% 감소한 5,089억원이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면세 채널 및 관광 상권 매장 위축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률이 감소했다”며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1% 감소한 1조9,100억원, 글로벌 사업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어 7.3% 성장한 8,8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주요 뷰티 계열사를 살펴보면, 에뛰드가 매출 1,399억원, 영업이익 83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66%를 기록해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다. 이어 이니스프리가 매출 3,518억원(-12%), 영업이익 685억원(-40%)으로 역신장했다.
또 에스쁘아는 매출이 28%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가 확대됐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8% 성장했고, 에스트라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9%, 16%씩 성장해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 내수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브랜드 및 채널 정비, 글로벌 시장 다각화로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진주 기자 newpearl@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