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당초 우려했던 위기설은 주가의 신고가 행진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로 마무리됐다. 그 동안 글로벌 경기의 회복을 이끌어왔던 주요 요인은 기대 인플레였고, 기대의 근저에는 국제유가의 상승이 있었다.

만약 앞으로 국제유가 무너진다면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디플레 압력이 부각될 것이고, 반대로 반등세가 지속된다면 기업들의 실적에 긍정적일 수 있다. 

다행히 국제유가는 최근 강세를 보이면서 50달러선 회복을 앞두고 있다. 향후 국제유가는 제한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제유가의 제한적인 반등으로 기저효과는 사라지지만 경기 둔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투자기회가 존재한다. 단지 이전보다 기대를 조금 낮출 필요가 있을 뿐이다. 

실제로 씨티그룹 경기 서프라이즈 인덱스가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전반에 걸쳐 어떤 부문이 기대보다 못한지 아니면 여전히 기대할 만한 부문은 무엇인지 등을 저울질하며 균형있게 살필 필요가 있다.

우선 선진국은 국가 단위로 전개되는 순환적인 회복을 예상한다. 독자적이고 개별적인 내수시장을 갖추고 있는 선진국 경기의 구조적 특징을 감안하면, 국가별 순환관계가 과거처럼 명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글로벌 경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 지배구도는 여전히 미국계 자금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경기가 유럽과 일본 등 여타 선진국 경기를 선도하는 것 또한 분명하다. 

미국 경기는 회복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트럼프노믹스 기대로 심리지표들이 상승했으나 이후 실적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본에서 미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1%로 변경했다. 지난 4월 IMF가 발표한 미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3%, 2.5%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미국 경제의 선순환고리는 아직 이어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예상되는 정책들의 잡음을 감안하면 과했던 기대를 조금 낮춰 잡을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미국 경기가 당장에 침체로 빠지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신흥국은 향후?국제유가의 제한적인 반등이 예상되고 있어 국가별 차별화가 불가피하다.

유럽 경기는 좋다. 지난 상반기 동안 발목을 잡았던 정치적 불안감이 안정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가 동반 개선되고 있다. 구조적 한계를 노출하던 고용시장도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선진유로 경기가 살아나면서 동유럽의 설비가동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역내 순환적인 회복세가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신흥국은 향후 국제유가의 제한적인 반등이 예상되고 있어 국가별 차별화가 불가피하다. 세 가지 기준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첫째, 강력한 내수시장을 가진 국가다. 대외적인 불안요인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13억명 인구와 10조 달러 상당의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이에 부합한다. 

둘째, 재정정책이다. 주요 선진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하반기 신흥국의 통화정책 여력은 제한된다.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것은 불안한 경기의 하단을 담보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할 예정인 한국이 기준에 부합하는 신흥국이다. 

셋째, 정치적 안정이다. 정치적 안정은 신흥국 투자에 있어 충분조건이다. 안정적인 정권 속에서 이어지는 꾸준한 정책은 신흥국 투자의 안정성을 담보한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국민들의 절대 지지를 이어가고 있는 인도가 기준에 부합하는 신흥국이다. 글/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김두언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