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주요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이틀째 이어간 가운데, 전날에 비해 비교적 차분하게 호프 미팅이 이뤄졌다. 

또 궂은 날씨로 인해 전날과는 달리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호프 미팅이 진행됐으며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맥주와 토마토를 섞은 레드아이와 맥주 샹그리아라는 이름의 맥주 칵테일을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2차 주요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에 앞서 열린 '칵테일 타임'에서 기업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왼쪽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 대통령, 허창수 GS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황창규 KT 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이날 회동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했다. 당초 재판 때문에 참석이 불투명했던 신동빈 회장은 재판부 양해를 얻어 일정에 맞춰 모습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오너 총수와 기업인들의 취미와 특성, 경영현안에 대해 파악하고 이를 언급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먼저 문 대통령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삼성이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주셔서 아주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기도 하고 반도체 라인이나 디스플레이에서 대규모 투자도 하고 계시다"며 "기쁘시겠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기쁨이라기보다 더 잘 돼야 되니까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곁에 있던 최태원 SK 회장도 함께 보며 "반도체는 우리 하이닉스도, 앞으로 계속 될 것 같습니까 호황이"라고 물었다. 최 회장은 "당분간은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유럽에서는 사회적 경제 일자리가 전체 고용의 7%까지 차지할 정도"라고 SK가 관심을 가져온 사회적 경제를 거론했다. 우리나라 사회적경제 일자리는 전체의 0.4% 수준이다. 최 회장은 "(우리는) 2조원 정도까지 왔고, 3%까지는 5년 안에 어떻게 가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소한 500억원 이상씩은 계속 (투자)해왔다"는 최 회장의 말에 놀라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회장과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스키협회 회장으로 있는 신 회장에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스키 대표단 전망이 괜찮습니까"라고 물었다. 신 회장은 "메달은 색깔에 관계 없이 2개 정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해 참석자들이 모두 웃었다. 신 회장은 "노르딕(스키 종목 중 하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요즘 크로스컨트리 같은 종목은 우리한테 까마득한 종목이었는데 이제는 아시아권에서 우리가 금메달을 따기도 하고 상당히 강자가 됐다. 기대가 된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허창수 GS 회장에 대해서는 "걷기가 취미라고 들었는데 그것이 건강 비결인가"라고 물었다. 허 회장은 "차 타고 갈 수 있는 거리로 한 정거장, 두 정거장 정도는 지하철로 걸어서 가고는 한다"고 답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5G 통신을 준비하는 것이 화제가 됐다. 황 회장은 "이번 올림픽은 5G를 상용화하는 IT올림픽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5G라는 것 자체가 전세계 서비스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데 저희들이 하려고 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조선업 경기와 관련해 비교적 길게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2000년대 경기가 괜찮을 때는 우리도 모임에 가면 자랑스러워서 자꾸 사람들한테 이야기도 하고 했었는데 요즘은 조선소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이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경기가 좋고 일자리가 많을 때 우리가 고용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그 사람들이 다 일자리를 잃었다"며 "작년에 한 때 제일 많이 발주했을 때의 8분의 1밖에 발주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거리 소화를 하면 점점 일거리가 떨어져 구조조정에 바쁘게 됐다. 내년까지는 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 같고, 2019년이 되면 조금 올라갈 것 같다"며 "걱정하는 군산조선소도 조금 어려움을 참고 견디다가 2019년이 되면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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