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한스경제 채성오]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공식 출시에 앞서 30일 GG투게더 행사를 개최했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는 휴가를 즐기는 관광 인파와 더불어 스타크래프트 레전드를 만나러 온 팬들까지 더해져 인산인해를 이뤘다.

GG투게더. 블리자드 제공

국기봉, 임요환, 박정석, 이윤열, 이영호, 이제동 등 왕년의 레전드 선수들과 함께 엄재경, 전용준, 김정민 해설진까지 총 출동해 리마스터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다음은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Q. 리마스터 단축키 변경 이슈에 대한 생각은?

-임요환: 스타크래프트2 단축키에 적응했는데 다시 손을 대니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시간내 빠르게 성적을 내야 하는 사람들에겐 빅뉴스인데 저는 활용을 잘 하는 스타일이라 괜찮다. 오히려 단축키 변경을 시작으로 디테일한 옵션 변경에 대한 반감이 터져나올까봐 걱정이다.

-박정석: 제가 활용을 못하는 사람 중 하나일 것이다. 단축키 변경 이슈를 접했지만 16년을 같은 단축키만 쓰다보니 바꾸지 않고 계속 사용할 것 같다.

-이윤열: 스타2 단축키에 익숙하던 유저들은 스타 리마스터로 돌아오면 적응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하스스톤 덱처럼 일반 유저들이 최적화된 키맵을 업로드하지 않을까. 단축키 변경을 통해 실력을 상승할 수 있지만 저희같은 올드 유저는 귀찮아서 바꾸지 않는다.

-이영호: 단축키를 안 바꾸고도 잘 해왔으니 그대로 하겠다.

-임요환: 저는 참고로 싹 바꿨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로 진행되는 레전드매치 참가자들. 왼쪽부터 김택용, 임요환, 박정석, 이윤열, 국기봉, 이영호, 이제동, 김정민 해설, 전용준 캐스터, 엄재경 해설. 사진=채성오 기자

Q. 리마스터를 직접 해 본 입장에서 느끼는 변화와 감회가 있다면?

-임요환: 홍보영상 찍을 때 잠깐 맛 본 정도인데 처음 든 느낌이 플래시게임 같았다. 창 모드로 게임하고 그래픽도 좋아졌기 때문에. 1.16 버전에 적응했는데 블리자드가 시대에 맞는 옷을 야심차게 입혀놔 지속적인 관리가 기대된다. 앞으로도 계속 관리 받는 게임이 돼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박정석: 블리자드 코리아에서 시연해 봤다. 김동수, 기욤 패트리와 1:1:1을 재밌게 한 기억이 난다. F5 버튼을 누르면 기존 그래픽에서 개선된 리마스터 그래픽으로 바뀌는 게 놀라웠다. 특히 유닛이 파괴될 때 화려한 이펙트가 인상깊었다.

-이윤열: 시연은 안 해봤는데 BJ로 방송 활동을 하다보니 일반인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일반 유저들을 위해 요청했던 캔낫 개선 기능이 업데이트를 통해 반영됐으면 좋겠다. 수치가 넘어가면 캔낫이 걸려서 유닛이 안 뽑히는데 이런 현상이 개선돼서 유즈맵 및 일반 유저들에게 희소식이 됐으면 한다.

-이영호: BJ로 방송을 하다보니 옵저버를 많이 하는데 기존 버전은 재미요소가 부족했다. 리마스터에서는 아칸을 줌하면서 움직이는게 선명하게 보이는 등 전보다 재미요소가 많을 것 같다. 핵을 한 번 쏴보면 매력을 느낄 것이다.

-이제동: 볼 때는 완전히 다른 게임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직접 플레이 해보니 아니었다. 게임 요소를 전혀 건드리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옵저버 모드에서도 연출할 수 있는 부분이 다양해질 것 같다.

-김택용: 한 번 해봤다. 게임을 많이 하는 입장에서 감도가 다르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기존 게임과 차이가 없는 대신 그래픽이 개선돼 부드럽게 잘 된다.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2D 화면이라 다가가기 힘들다는 유저들이 많았는데 그래픽이 개선돼서 좋은 거 같다.

Q. 나에게 있어 스타크래프트란?

-김택용: 인생 그 자체다. 스타크래프트를 시작한 지 올해로 12~13년 정도 됐는데 공부보다 더 많이 한 것 같다. 그만큼 소중하게 느껴지는 게임이다.

-임요환: 스타크래프트를 10대 초반에 시작해 30대 초반에 마무리했다. 아직도 젊긴 하지만 꽃다운 청춘을 다바친 게임이다. 지금은 자식처럼 잘 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박정석: 제 인생의 희노애락이 다 담겨 있는 게임이다. 힘들 때 스타크래프트를 하게 되면 모든걸 잊고 집중할 수 있었다. 리마스터가 도화선이 돼서 e스포츠가 다시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블리자드를 비롯한 관계자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다양한 리그가 개최되길 바란다.

-이윤열: PC방 대회를 포함해 1998년부터 스타크래프트 게이머가 직업이었다. 19년간 스타크래프트를 했기 때문에 저만의 라이프라고 생각한다.

-이영호: 13년동안 스타크래프트를 했다. 스타크래프트가 없었으면 이 자리에도 서지 못 했을 것이다. 항상 친구같고 고마운 게임이다.

-국기봉: 스타크래프트는 삶인 것 같다. 적게는 10년 많게는 20년 가까이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분들이 많다. 팬과 커뮤니티의 니즈를 받아들여 리마스터가 탄생한 만큼 앞으로 길게는 30년 이상 삶의 동지가 될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블리자드 제공

-김정민 해설: 스타크래프트를 생각하는 마음은 선수들과 같다. 오늘 처음으로 리마스터를 통해 중계할 텐데 기대되고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전용준 캐스터: 스타는 인생의 축복이다. 1999년 이후 스포츠 캐스터를 사직하고 게임 전문 캐스터가 됐다.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하면서 저 자신을 재평가 했을 만큼 이런 능력이 있는 줄 몰랐다. 신이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저에게 축복을 내려줬다고 생각한다.

-엄재경 해설.: 스포츠 중계 포메이션으로 스타크래프트 방송이 나간게 첫 e스포츠였는데 그 중계를 맡았다. 그 다음해가 2000년인데 온게임넷 스타리그가 생겼고 개인적으로 아들도 태어났다. 스타리그와 아들이 동갑인 셈이다.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가 중단됐을 땐 아이가 가출한 것처럼 상실감이 있었다. 그런데 리마스터 출시로 가출한 아이가 비단옷을 입고 나타난 느낌을 받았다. 

부산=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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