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송중기는 3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특유의 미소년 외모를 잃지 않는 배우다. 반면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언행에 있어서는 ‘상남자’의 기질이 다분한 반전 매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진중하면서도 똑 부러운 태도로 거침없이 견해를 밝히고, 사생활에 대해서도 굳이 대답을 회피하지 않는다. 한 마디로 강단이 있다.

‘군함도’ 속 송중기가 분한 독립운동가 박무영 역시 상남자다. 비록 영화 중반에 등장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중심축이다. 군함도 내 조선인들의 신망이 높은 윤학철(이경영)의 이상행동을 발견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영화로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평가다. 처음 도전하는 장르라 그런지 관객이 지금까지 못 본 송중기를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어떤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다. 알고 있다면 굳이 듣고 싶은 말이 아니겠지(웃음). 이번 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중반에 등장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흐름이 안 끊기고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박무영에게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유시진이 비춰진다. 직업도 같은 군인인데다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진취력과 카리스마가 닮았다.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냐고 물으니 “그런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박무영과 유시진은 많이 겹치는 인물이다. 하필 ‘군함도’를 선택한 타이밍이 ‘태양의 후예’ 촬영을 한 달 정도 남긴 상황이었다. 같은 군인 역할이니 고민이 됐을 법하지만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장르적인 특성이나 매체가 너무 달랐다. ‘또 군인 역할을 맡았네’ ‘연기 톤이 똑같네’ 이런 말을 들어도 상관없었다. 강박관념이 없었다.”

반복되는 이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정도로 ‘군함도’에 대한 송중기의 애정은 상당했다. “나이를 더 먹고 뒤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라고 했다.

“‘군함도’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영화적으로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관객께 보여드려도 창피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업영화의 가치는 오락성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군함도’는 충분했다. 거기에 작품성과 의미를 겸한 작품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군함도’는 멀티 캐스팅 영화다. 송중기 외에도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이경영, 김수안 등이 출연했다. 정상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작품인 만큼 촬영장도 시끌벅적했다. 송중기는 그 중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선배 이경영을 꼽았다.

“이경영 선배를 삼촌이라 부를 정도로 가까워졌다. 영화적으로도 사적으로도 많은 교감을 나눴다. 1980~1990년대 영화 이야기도 많이 해줬다. 촬영장에서 오히려 세대 차가 나는 선배가 더 편했다. 또 의외로 (소)지섭이 형한테 감동을 많이 받았다. 워낙 말수가 없는 편이지만 은근히 따뜻하고 배려가 넘친다. 공감 가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과분한 사랑을 형은 워낙 일찍 경험했다. 많이 고마웠고, 앞으로도 더 가깝게 지내고 싶다.”

송중기는 촬영장에서 동고동락한 배우들을 향해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내는 걸 서슴지 않았다. 예비신부 송혜교 역시 ‘태양의 후예’라는 작품을 통해 맺어진 인연이다. 송중기는 송혜교에 대해 “차분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결혼을 늦게 하려고 한 편은 아니었다. 물론 배우로서 인기가 떨어질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여자친구를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 결심을 하게 됐다. 인기로 먹고 사는 직업이지만 대중의 평가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태양의 후예’를 통해 글로벌한 인기를 얻은 송중기는 송혜교와 10월 31일 결혼 발표로 세간의 뜨거운 이목을 받고 있다. 대중의 관심을 입증하듯 여러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송중기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히 차기작을 고심 중이다.

“일단 결혼식부터 잘 치르고 싶다. 작품을 정한다 해도 올해 안에는 촬영을 못하지 않을까 싶다. 굉장히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하려고 한다. 결혼이 주는 영향도 무시 못 할 것 같다. 그래도 꼭 해보고 싶은 장르는 스릴러다. 선한 역이든 악역이든 상관없다. 죽여주는 작품을 한 번 만나고 싶다.”

사진=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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