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한국 부자는 최근 5년간 그들의 금융자산을 얼마나 불렸을까.

KB금융경영연구소는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7 한국 부자보고서’를 발표했다. KB금융은 2011년부터 매년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개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 부자보고서’를 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 수는 2012년 16만3,000명에서 지난해 24만2,000명으로 연평균 10%씩 증가하고 있었다. 이들이 차지하는 금융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 366조원에서 186조원 늘어난 552조원으로 연평균 10%씩 뛰었다. 2016년 기준 1인당 평균 22억8,000만원씩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 부자 수와 한국 부자의 금융자산. 사진=KB금융지주

부의 편중은 2015년에서 2016년 사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민에서 부자의 비중은 1년 동안 0.41%에서 0.47%로 겨우 0.06%포인트 올라갔지만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이 전체 가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3%에서 16.3%로 1%포인트 올라갔다. 2016년 전체 국민의 상위 0.47%가 가계 총 금융자산의 16.3%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 ‘역시 서울’…한국 부자의 45% 서울에 산다

전국 지역별 부자 수 증가. 사진=KB금융지주

지역별로는 역시 서울에 가장 많은 부자가 분포해 있었다.

한국 부자 24만2,000명을 지역별로 살펴보니 한국 부자의 44.2%(약 10만7,000명)는 서울, 20.8%(5만명)는 경기, 6.9%(1만7,000명)는 부산에 거주하고 있었다. 다만 서울에서 강남 3구의 비중은 2014년 37.5%에서 지난해 36.1%로 떨어졌으며, 경기도에서도 성남시와 용인시, 고양시 등 상위 3개 시의 비중이 같은 기간 43.8%에서 42.3%로 하락했다.

최근 5년간 부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 역시 서울이었다.

2012년 대비 2만8,000명(증가율 36%)이 증가했으나 전체 부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0%에서 44.2%로 감소했다.

각 지역의 인구 대비 부자 수 비율도 서울이 가장 높았다.

이 비율은 서울이 1.0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며, 부산 0.48%, 대구 0.44%, 경기 0.40%, 제주 0.3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 ‘역시 부동산’…한국 부자 보유 자산·은퇴 후 자산관리 방법 나란히 1위

은퇴 후 자산관리 방법. 사진=KB금융지주

한국 부자의 보유 자산 구성비는 부동산자산(주택·건물·상가·토지 등) 52.2%, 금융자산 44.2%, 기타자산(예술품, 회원권 등) 3.6%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2012년에는 56.9%였지만 지난해까지 꾸준히 떨어지면서 51.4%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올해는 소폭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50억원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비중이 14.8%였고 100억원 이상도 4.3%로 나타났다. 최초 부동산 구매지역은 서울 강남(30.9%), 서울 강북(19.4%), 경기(18.7%), 대구·경북(9.4%) 순이었다. 최초 구입 부동산은 아파트가 76.6%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은퇴 후 자산관리 방법 1순위로 꼽힌 것 역시 부동산이었다. 부자들은 부동산을 단순히 거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익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자산으로 인식했다. 투자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전 세계 부자들의 부동산(거주용 부동산 제외) 투자 비중은 17.9% 수준이지만, 한국 부자들의 부동산 투자 비중은 35.8%로 2배나 높았다.

한국 부자의 경제적 은퇴 준비 방법은 일반인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일반인은 공적연금을 통한 노후 준비율이 약 45%(1순위 기준)로 다른 준비 방법 대비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부자의 경우 부동산 활용 비중이 일반인 대비 35.2%P, 직·간접투자는 13.1%P가 높게 나타나 투자자산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은퇴를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 부자에게 있어 부동산은 주식과 비슷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동시에 손실 위험은 매우 낮은 투자 자산으로 인식되어 왔다”며 “한국 부자의 부동산에 대한 애착은 부동산을 통한 성공적 자산축적 경험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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