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결제와 할인, 적립을 바코드 하나로 다 해결할 수 있게 한 아이디어가 대상을 받았습니다. 기존 은행권에서는 볼 수 없던 서비스죠.” (KEB하나은행 관계자)

지난 3월 총 상금 7,000만원을 두고 열렸던 하나금융그룹의 대형 아이디어 공모전 ‘내가 만드는 하나멤버스’의 대상이 가려졌다. 주인공은 바로 ‘결제·할인·적립을 원(One) 바코드로 해결’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경희대학교 윤진수·최하은·천재호 학생이다.

이들을 비롯해 최우수상 1팀, 우수상 2팀 등 총 8개 팀이 상장과 상금을 받았다. 채택된 아이디어는 향후 하나멤버스에 실제로 적용될 예정이다.

시상식에 참석한 하나금융그룹 임원들이 주요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대상팀이 제시한 아이디어와 비슷한 서비스는 유통 분야에선 이미 적용되고 있다. 바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애플리케이션(앱) ‘나만의 냉장고’다. 통신사 할인, 모바일 팝 카드 할인, GS25 멤버십 포인트 적립 혜택이 하나의 QR코드에 합쳐져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결제를 할 때 이 코드를 보여주기만 하면 돼서 결제카드와 할인카드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돼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서비스다.

대상을 받은 ‘원(One) 바코드’ 서비스는 이같은 통합 결제 시스템을 금융권으로 끌어온 셈이다.

하나금융그룹 하나멤버스 관계자는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를 추후 하나멤버스에 적용할 계획이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될 것인지 세세히 밝힐 수는 없다”면서 “최선을 다해서 8개 팀이 낸 아이디어를 차차 적용하려고 하겠지만 시스템 상 안 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및 기능개선 ▲새로운 기능 및 콘텐츠 ▲회원확대 ▲간편결제 등 총 4개 부문에서 아이디어를 받은 이번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은 UI(사용자 환경)·UX(사용자 경험)를 개선해 직관성을 높인 서울여대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고객들이 많이 쓰는 서비스를 위주로 고객이 DIY 형식을 통해 앱을 꾸밀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이 관계자는 “UI·UX의 경우에는 변화가 빠른 만큼 추후 어차피 개선을 해나가야 할 부분인데 이런 아이디어들이 일부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멤버스 앱 화면. 사진=하나멤버스 캡처

이번 공모전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흔치 않은 응모방식에 처음 진행되는 공모전임에도 불구하고 흥했다는 점,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기반으로 진행됐다는 점, 팀 단위의 대학생 응모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번 공모전은 공모전 치고 응모방식이 까다로웠다. 아이디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서비스 이용 체험기와 서류도 따로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공모를 시작한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30일까지 4개 부문에서 무려 6,159건이 응모됐다. 응모 아이디어에 대한 ‘좋아요’ 클릭 수는 4만5,218건, 댓글 수는 1만929건을 기록할 만큼 참여도가 높았다.

하나금융그룹 하나멤버스 관계자는 “실무 입장에서는 고객이 참여하는 이런 공모전을 한 번 준비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데, 그런 만큼 앱에서 회원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다”며 “처음 시도되는 공모전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참여자 수도 많아서 기존 회원 전체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향후에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참가자들이 단순한 아이디어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 간의 제안된 아이디어에 활발한 피드백이 더해지면서 하나의 아이디어가 발전해나가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이 공모전에 적용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방식은 금융권이 아닌 타 업종에서 주로 쓰였던 방식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공모전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구조였는데 크라우드 소싱처럼 개방형 방식이 공모전에 도입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본인들이 낸 아이디어가 아니어도 참여해서 댓글을 달거나 추가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 참여도가 더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팀 단위 대학생 응모자가 많았다는 것이 마지막 특징이다. 그도 그럴 것이, 멤버스상 이상 당선자 8팀에게 KEB하나은행 및 하나카드 신입 공채 지원시 서류심사가 면제되는 입사특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지원자의 대부분이 대학생인 가운데, 수상자 중 기업 아이디어로 응모한 스타트업 기업도 있어 향후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면 제휴 파트너로서 관계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시상식에서 “이번 공모전은 손님이 직접 참여하는 손님 중심의 금융서비스로 변화하기 위한 첫 시도로,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워 놀랐다”며 “앞으로도 손님과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진정한 오가닉 비즈니스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하나생명 등 하나금융그룹 6개 관계사가 참여한 금융권 최초의 통합 멤버십 ‘하나멤버스’는 현재 1,00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증강현실 서비스 ‘하나머니 GO’, 간편송금 및 더치페이가 가능한 ‘하나톡’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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