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준섭 대표의 조언 "P2P투자는 위험? '반숙란'을 찾아라"
[인터뷰]서준섭 대표의 조언 "P2P투자는 위험? '반숙란'을 찾아라"
  • 허인혜 기자
  • 승인 2017.08.0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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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 허인혜] “PF(Project Financing)가 날계란이라면 ABL(자산담보부대출)은 반숙란입니다”.

안정적인 ‘둥지’를 박차고 나온 서준섭 비욘드펀드 대표는 스스로 둥지가 됐다. 삼일회계법인 전무를 그만둔 뒤 P2P업계에 도전장을 낸 서 대표는 P2P투자는 곧 위험투자라는 공식을 깨고 싶었다. 공인회계사의 특기인 안전성을 살려 ABL과 손실보전 서비스 ‘세이프가드90’을 내세웠다. 결과는 업계 최단시간 최대투자액 유치다.

서준섭 비욘드펀드 대표는
서준섭 비욘드펀드 대표는 "세심한 상품 분석으로 P2P투자가 위험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사진=비욘드펀드 제공

■50대에 스타트업을 창업해 성공한 CEO로 알려졌다.

“23년 몸담은 삼일회계법인의 전무 자리를 내놓는다고 했을 때 집안의 반대가 극심했다. 자본금 20억원도 전부 개인자산이었으니까. 초반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흐르면서 작년에는 후회도 많았다. 개인과 한 회사가 보편적인 금융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기대로 시작했지만 금융당국의 규제에 막혀 낙심하기도 했다.

요즘에야 조금씩 보람이 있겠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서비스개시 154일만에 누적투자액 200억을 돌파하면서다.”

■P2P투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초심자에게는 어렵다.

“사모펀드가 최소 1억원이상의 자금이 필요해 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면, P2P를 통한 투자는 10만원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다.

초심자가 투자할 만한 카테고리는 소액 포트폴리오다. 금액을 정했다면 투자 대행사를 고르면 된다. 비욘드펀드는 상환이 확실한 상품을 선호하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좋아하는 곳도 있다. 각 사별로 투자 캐릭터를 비교해 맞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투자:기업 경영참가에 관심 없이 투자수익만을 노린 투자 방법.

■ABL상품이 시그니처로 알려졌는데.

“ABL상품을 직관적으로 비교하면 ‘가난한 서울대생’처럼 이득이 돌아올 가능성은 아주 높지만 당장의 자금이 없는 경우다. 다만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어 트렌드를 쫓아가거나 시장흐름을 따르기 편하다.

A건설사가 분양권을 판매하면, 입주자들은 일정 금액을 입주일에 지급하기로 약속한다. 그 사이의 기간 차이가 있는데 이 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미리 모으는 것이다. 건설사에게는 입주금을 선수납해주는 효과를, 투자자들은 들어오기로 약속된 돈을 차후에 이익을 붙여 돌려주는 효과를 준다.

P2P투자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어느 정도 깨는 게 ABL이다. 내가 P2P금융을 시작할 때 목표했던 지향점, ‘안전한 금융’에도 부합한다. ABL은 규모가 작아 보통 제도권에서 다루기는 한계가 있다. 자산운영사 시장을 뚫기에는 조그맣지만 P2P투자로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ABL:자산유동화대출. 자산을 담보로 쪼개어 대출하는 형태의 투자로, 분양대금 ABL, 공사대금 ABL 등으로 나뉜다.

ABL상품의 구성./자료=비욘드펀드
ABL상품의 구성./자료=비욘드펀드

■P2P금융사들은 ABL보다는 PF를 선호한다. ABL을 선호하는 이유는.

“PF는 날계란, ABL은 반숙란이라고 보면 된다. PF는 공급이 많아 상품이 다양하지만 위험하고, ABL은 공급이 한정적인 대신 위험도는 낮다. PF는 투자자를 모을 때 부지사진과 조감도를 보여준다. 시나리오를 판매하는 셈이다. ABL은 완공됐거나 분양이 안정적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투자로 들어간다.

PF보다 ABL이 안정적인데도 수익률을 거의 비슷하게 책정한 이유는 경쟁률 때문이다. 타 P2P사들은 물론 다른 업권과 비교해서도 경쟁력이 있어야 P2P투자로 눈을 돌리리라고 봤다.”

*PF:앞으로 진행될 프로젝트에 대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의 투자. 향후 프로젝트 수행도에 따라 이익률이 변경된다.

■투자 대상은 어떻게 가리나. ABL도 리스크는 있을 텐데.

“ABL의 가장 큰 리스크는 대규모 분양취소다. 잔금을 치를 때가 됐는데 입주를 하지 않으면 선수납금이 공수표가 된다. 심사를 할 때 이 부분을 가장 염두에 둔다. 분양률이 90% 이상, 중도금을 최소 3회차 이상 낸 부동산에 한한다.

소액투자자들이 10만원, 100만원을 투자하면서 실사를 갈 수 없으므로 우리가 실사를 대신하고 차주를 인터뷰한다.”

■그럼에도 리스크는 잔존한다. 손실을 본 뒤 대책은 없나.

“연체가 아예 없는 금융은 불가능하다. 혹은 투자가 부실해져 원금보장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중요한 건 손실 이후의 대응이다.

비욘드펀드는 ‘세이프가드90’을 운영해 원금의 90%까지 지켜준다. 투자액에서 1.2%씩을 보험 격으로 떼어 손실이 발동하면 활용한다. 초기에는 자금이 없어 회사 자본을 각출해 3억원을 미리 마련해 뒀다.

장기적으로는 1~2년 정도 계속 이 제도를 운영한다면 10억 이상의 안전자금을 쌓아 투자자들의 믿음을 굳힐 수 있지 않을까. 보험사와의 협업을 통해 투자자를 대상으로 보험운영을 맡기고 싶은 목표도 있다.”

자료=비욘드펀드
자료=비욘드펀드

■비욘드펀드에 앞서 ‘써티컷’ 모델이 굉장히 새로웠다.

“써티컷은 농협은행과의 제휴로 고금리 카드론 고객들에게 대환대출을 해주는 제도였다. 국내 최초의 모델로 처음부터 개인들이 투자를 하기 보다 금융 이해도가 높은 기관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칭찬받을 줄 알았던 서비스가 정반대의 해석으로 막히면서 1년3개월을 기다렸다. 지난해 12월 전격적으로 불허 결정이 나면서 잠시 중단한 상태다. 최근 P2P업법이 발효되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중이다.”

■P2P업계의 미래를 그리자면.

“한때 붐이었던 ‘소셜 커머스’처럼 옥석이 가려질 날이 머지 않았다. 살아남는 P2P사는 롱런할 것으로 본다. 자사의 미래를 그리자면 최근 손익분기점을 조금씩 넘기기 시작해서, 이제는 안전궤도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8월 중에는 단독 펀드를 런칭하고자 운용사와 협의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P2P투자 가이드라인이 신설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한해 투자금액이 1,000만원으로 정해졌다. 더 이상의 투자를 원하는 자사 고객을 위한 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