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청춘이야 어느 누구에게라도 지나가겠지만 강하늘만큼 이 단어가 어울리는 이는 드물다. 배우 강하늘은 스크린에서 줄곧 청춘의 한 단면을 연기했다. 제목부터 풋풋한 영화 ‘스물’에선 공부만 잘하는 서툰 청년 경재를, ‘쎄시봉’에서는 청년 가수 윤형주를, ‘동주’에서는 어두운 시대 속에서 고민하는 청년 동주를 살았다. 9일 개봉을 앞둔 영화 ‘청년경찰’에서는 이론은 박사인데 실전에서는 서툰 열혈 청춘 희열을 만날 수 있다.

“찍으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촬영한다는 느낌보다는 논다는 느낌으로 했는데, (박서준과) 호흡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한 번도 연습을 안 하고 대사를 쳐도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이렇게 가자’고 한 장면도 많고. 현장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즉각 내서 장면에 반영하기도 했고요.”

박서준과 첫 만남은 몇 년 전 SBS ‘연기대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서준은 MC로, 자신은 축하 공연으로 무대에서 만난 일이 있다. 이후 영화 ‘부산행’ VIP 시사회 때 한 번 더 마주쳤다고 한다.

“박서준을 시사회 때 봤는데 옷을 진짜 멋있게 입었더라고요. 그 때는 솔직히 도도하고 시크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러다 ‘청년경찰’을 앞두고 어떤 분이 ‘같이 하면 너랑 성격도 좋게 잘 맞을 것 같다’는 말을 해주더라고요. 이후에 처음 봤는데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밝은 웃음으로 ‘강하늘씨 만나고 싶었어요’라고 하는 거예요. 그 때 느꼈죠. ‘이 분이랑 있으면 편하게 할 수 있겠다.’ 촬영 내내 정말 좋았어요. 편했고. 호흡에 대한 걱정도 하나도 없었고요.”

영화에서 강하늘과 박서준은 경찰대에 다니는 학생으로 우연히 납치 사건을 목격하면서 무모할 수도 있는 수사에 돌입한다. 청춘이라 가능할지 모를 용기와 무모함, 열정, 감동 등은 109분 여 동안 스크린을 꽉 채운다. “영화 속 희열처럼 무모해 본 적 있느냐”는 물음에 강하늘은 웃었다.

“한 작품, 한 작품 만나는 게 무모하죠. 해나가는 것 자체가. 평상시의 저를 생각한다면요(웃음). 다만 무모하다고 하니 하나 떠오르는 기억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무전여행이에요. 왕복 버스비랑 거기에 3,000원만 달랑 들고 일주일 동안 무전여행을 다녔어요. 밭에서 할머니들 일 도와드리고 밥 얻어 먹고, 남는 방이 있다는 할머니 집에서 자고, 잘 곳을 못 찾아서 정류장에서 자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 보면 되게 귀여웠던 것 같아요. 그런 도전이 좋은 영양분이 됐다고도 생각하고요.”

강하늘은 이제 또 하나의 도전을 앞두고 있다. 입대다. 배우로서 한창 커리어를 쌓아가는 시점이지만 강하늘은 아쉬움을 보이지 않았다.

“바이크를 타는 헌병이라고 보시면 될 거예요. 수능 날 늦은 친구들 태워주는 일도 하고, 주된 업무는 경호인 걸로 알아요. 오랜 기간 바이크 타는 걸 숨겼는데 이젠 많이들 알게 돼서(웃음). 어차피 가야 하니 억지로 가는 것처럼 입대하고 싶진 않더라고요. 2년을 그렇게 보내긴 싫었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거 하겠다는 마음으로 가요. 성실히 복무하고 오겠습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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