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지난 달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한지 13일 만에 세 개의 장벽에 부딪혔다. 대출 서비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고 상담 인원 추가 배치에도 고객센터를 통한 전화상담과 카카오톡 상담이 지연되고 있다. 신청고객 폭주로 무려 4주 가량 소요되는 체크카드 배송도 문제다. ‘후발 주자의 혜택’을 입고도 대응이 느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장애물들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시작 이후 고객의 유입은 여전히 폭발적이다.

출범한 지 2주를 맞은 카카오뱅크가 대출신청·고객센터 연결·체크카드 배송에서 모두 '원활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9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8일 오전 신규 계좌 개설 건수 200만좌를 돌파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체크카드 신청 건수는 141만장이다. 예·적금은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수신액 9,960억원, 여신액은 7,700억원(대출 실행 기준)이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2주도 채 되기 전 대출 8,000억원을 목전에 둘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고객이 몰리는 만큼 문제도 생겼다.

먼저, 출범한 지 몇일 되지 않았을 때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원활하지 않은 대출 서비스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트래픽이 유관기관들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국내 전 금융기관의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와 대외 유관기관들은 현재 시스템을 증설해 대응 중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관련 어느 시점부터 정상화될 것이라고 명확히 말할 수가 없다”면서 “건전성 유지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상품의 한도와 금리조정은 수시로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상을 넘어서는 문의량으로 전화상담과 카카오톡을 통한 상담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두 번째 장애물이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고객센터 인원 200명에 본사 인원 50명까지 긴급하게 투입해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7일부터는 90명의 상담 인원을 추가 배치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임직원 중 은행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을 고객 상담 업무에 투입했다”며 “최대 500명 규모의 제2고객센터 증설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연되고 있는 체크카드 배송도 문제다.

7일 기준 체크카드 신청 건수는 130만건에 달하는데, 이 중 무려 100만장 가량이 아직도 제작 중이다. 고객에게 전달된 체크카드는 30만장 뿐이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24시간 생산’을 궁여지책으로 내놨다. 설비를 증설하고 인력도 확충해 24시간 체크카드를 생산하는 방안을 발급 업체와 함께 추진 중이다.

여기에 우체국 등기를 통한 배송도 시작했다. 이 관계자는 “배송 전문 회사 외에 추가로 우체국 등기로도 배송을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체크카드 배송까지는 4주 가량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체크카드 배송 지연으로 고객이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피해는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배송이 늦어져 프로모션(얼리버드) 혜택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적 유예 기간을 ‘카드발급일로부터 익월’에서 ‘사용등록일부터 익월’로 조정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들의 불편이 길게 이어지지 않도록 은행이 직접 할 수 있는 일들을 먼저 찾을 것”이라며 “함께 협업 중인 유관기관들과의 공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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