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예·적금 금리 인상, 마이너스 통장 대출금리 인하에 이은 세 번째 카드다. K뱅크(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기세에 놀란 기존 은행들이 이번에는 수수료 인하 카드를 빼들었다. 인터넷은행과 기존 시중은행들간의 눈치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해외송금 수수료를 비롯한 은행권의 입출금 등 단순 금융서비스 수수료가 꾸준히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외송금 수수료를 최대 90% 가까이 낮춘 은행도 나왔다.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 마이너스 통장 대출금리 인하에 이어 수수료 인하 카드를 빼들었다. 사진=한스경제DB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달 말부터 ‘머니그램(Money Gram) 송금수수료’를 일부 인하했다. 머니그램 서비스는 은행간 거래망을 통하는 기존 해외송금 업무와 달리, 글로벌 송금업체 머니그램의 전용 송금망을 이용하는 해외송금 서비스다. 기존의 송금은 수취인의 수령여부 확인까지 2∼3일이 소요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세계 어느 곳이든지 머니그램 가맹점을 통해 10분 이내로 송금을 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달 31일부터 올해 12월 31일까지 송금수수료 인하 이벤트를 한시적으로 진행한다. 수수료 인하가 적용되는 국가에는 제한이 있다. 해외송금 수요가 많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타지키스탄 6개국이다. 이들 나라의 수수료는 10~150달러였는데 10~25달러까지 크게 낮아졌다.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해외송금 수수료뿐만 아니라, 우리은행은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도 3,000달러 이하의 소액 해외송금의 경우 송금수수료를 우대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해외송금,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어서 그 쪽 부분만 일부 수수료 인하를 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앱에서 해외송금을 할 경우 전신료나 송금수수료를 아예 면제하는 곳도 있다.

신한은행 모바일 플랫폼 '써니뱅크'는 지점에서 1만~2만원을 받는 송금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고 전신료만 8,000원을 받는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에서 송금할 경우 2,000달러 이하면 받던 전신료를 없앴다. 국민은행은 인터넷뱅킹을 통해 송금할 경우 창구에서 8,000원인 전신료가 5,000원으로 내려간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전신료와 현지 은행 수수료가 0원이다. 전신료는 국제 은행 간 결제시스템을 거칠 때 드는 비용을, 현지 은행 수수료는 수신자가 송금된 달러를 찾을 때 해외 현지 은행에 내는 수수료를 말한다. 보통 15달러 정도다.

이런 수수료 인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타행이체 수수료 및 자동화기기 인출수수료에서의 인하 혹은 면제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시행될 경우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보다는 훨씬 혜택을 받는 금융소비자가 많아질 전망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우 타행이체 수수료 및 자동화기기 인출수수료를 모두 면제하고 있다. 기존 은행에서는 500~1,000원의 수수료가 들던 부분이다. 지난 달 말 출범한 카카오뱅크 일단 올해까지만 이 혜택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내년이 돼도 기존 은행들에 비해 낮은 수수료는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올해가 지나도 이 수수료를 면제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전국 1만여개 정도 GS25 편의점에 있는 자동화기기 인출수수료 무료 정책은 변함이 없다"며 "타행이체 수수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면제 및 인하가 고객들의 피부에 가장 와닿는 혜택인 만큼 카카오뱅크가 수수료에서 강점을 보이자 우리도 따라가기는 해야할 것 같다”며 “그동안 들어오던 수수료 수익이 있는데 2011년 한번,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또 한 번 크게 내려가면 자산관리 등 다른 부분에서 수수료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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