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비 넘겼다’…증자 마친 케뱅·카뱅, 다음 단계는 ‘은산분리’
‘한 고비 넘겼다’…증자 마친 케뱅·카뱅, 다음 단계는 ‘은산분리’
  • 김서연 기자
  • 승인 2017.08.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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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 김서연] K뱅크(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잇달아 유상증자로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출여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출범 2주 만에 서둘러 증자를 결정하게 됐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은 올해 안에 선보이기로 했던 주택담보대출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영업에는 지장이 없게 된 만큼,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실행한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실행한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 사진=연합뉴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어 5,000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결정했다. 주당 5,000원짜리 주식 1억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주주들에게 기존 지분 비율에 따라 배정된다. 주주와 지분 비율은 한국투자금융지주 58%, 카카오 10%, 국민은행 10%, SGI서울보증 4%, 우정사업본부 4%, 넷마블 4%, 이베이 4%, 스카이블루(텐센트) 4%, 예스24 2%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워낙 고객이 빠르게 증가해서 예정된 증자를 앞당겼다”며 “증자가 완료되면 재무건전성이 한층 좋아지고 혁신적인 상품·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달 27일 출범할 때만 해도 내년 초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출 신청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애초보다 빠른 증자에 들어가게 됐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이 예상보다 급증하면서 안정성 확보와 리스크 감소를 위해서는 이른 증자를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대출 고객이 폭발적으로 늘어 지난 2일부터 마이너스 통장 대출 신청 시 개인신용등급에 따라 한도를 조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자본금 3,000억원으로 설립됐다. 이번 증자로 자본 규모가 기존의 약 2.7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주금 납입일은 다음 달 5일이다. 11일 오후 3시 기준 신규 계좌개설 건수는 228만건, 수신은 1조2,190억원, 여신은 8,807억원에 달한다.

서울 광화문에 설치된 케이뱅크 광고. 사진=연합뉴스
서울 광화문에 설치된 케이뱅크 광고. 사진=연합뉴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에 앞서 1,000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2,5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빠르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1,500억원을 추가로 증자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역시, 증자가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졌다. 창립 2~3년 이내에 2,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행할 계획이었으나 출범 이후 여신이 매달 약 2,000억원씩 늘어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신용대출 상품인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지난 7월부터 일시중단하면서 속도조절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주당 5,000원의 신주 2,000만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보통주 1,600만주, 전환주 400만주로 신주를 구성해 총 1,000억원 규모로 증자를 추진한다. 케이뱅크는 주주들이 설립 당시 낸 초기자본금 비율에 따라 신주를 배정할 계획이다. 주주들이 케이뱅크의 증자 계획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음 달 27일 납입일 이후 증자 결과가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증자라는 ‘실탄’을 장착하면서 올 하반기 케이뱅크는 자영업자를 위한 소호(SOHO)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신규 상품도 선보인다는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은산분리 완화’라는 커다란 숙제가 아직 남았다.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상황이 더 급하다. 케이뱅크는 KT의 보유지분이 8%에 불과해 산업자본이 은행지분을 최대 10%(의결권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한 이 규정의 완화가 절실하다. 이번에 증자를 나눠서 하는 이유도 주주들의 부담을 고려한 것이다. 증자를 진행할 때마다 은산분리 규정에 맞게 주주 지분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10%,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뱅크는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이 금융사이기 때문이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도 지난 달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은산분리법이 개정되지 않더라도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증자가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의 10% 보유지분을 갖고 있는 카카오는 이 규제가 풀릴 경우 한국투자금융으로부터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회에는 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50%까지로 늘리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들과 34%까지 허용하고 5년마다 재심사받게 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안 등이 상정돼있다. 이들 개정안은 국회가 열리면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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