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기자

[한스경제 김재웅] 빛 한 줄기 찾기 어려운 강원도 산골의 한여름 밤. 자동차들이 굉음을 내며 어둠을 가르는 풍경은 그야말로 걸작이다.

올해도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5전, 나이트레이스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2일 강원 인제스피디움에 모인 많은 관람객들은 좀처럼 환호를 멈추지 않았다.

2012년 처음 시작한 나이트레이스는 모터스포츠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연중 이벤트로 꼽힌다. 한밤에 펼쳐지는 모터레이스도 진풍경이지만, 슈퍼레이스 시즌 성적에도 큰 이변이 생긴다.

특히 나이트레이스는 휴가철 이색 피서지로 모터스포츠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올해 나이트레이스는 많은 모터스포츠 입문자들을 만들어냈다. 더위를 피해 강원도 산골로 들어온 이들은, 자동차가 굉음을 내며 지나갈 때마다 환호를 지르며 한여름밤을 즐겼다.

한 노부부는 아들이 왜 모터스포츠에 열광했는지 알 것 같다며 우승한 선수에게 보내는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슈퍼레이스를 계속 응원할거냐는 질문에 대부분은 고개를 내저었다. 가장 많이 언급된 이유는 '모터스포츠 룰을 잘 몰라서'였다. 경기 시간이 5~6시간에 달하는 만큼 피로감이 크고 경기를 보려면 아직 불편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작년 나이트레이스부터 슈퍼레이스를 취재한 기자로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아쉬움과 일치했다.

관중석에서는 현수막에 가려서 지나가는 차가 잘 보이지 않는다. 2층에서는 잘 보이지만, 안전문제 등으로 폐쇄된 상태다.

슈퍼레이스가 꼭 고쳐주기를 바라는 것은 현장 중계 방식이다. 모터스포츠는 경기장이 넓고 행렬이 긴 만큼, 현장 관람객에게도 경기 정보를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슈퍼레이스는 거의 대부분을 경기 영상만 보여준다. 순위 정보와 사고 정보, 룰 해설 등은 없다. 

그나마 음성으로는 경기 해설 방송을 내보내지만, 시설 구조상 소리가 울리는데다가 행사장 소리가 겹쳐 제대로 알아듣기 어렵다. 소리가 들린다 해도 입문자들에는 어려운 내용이다. 

슈퍼레이스도 레이싱걸과의 대화와 같은 입문자들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늘리고 있다.

먹거리가 부족하다는 점도 꼭 개선해야한다고 관람객들은 입을 모은다. 매번 슈퍼레이스 관람객은 1만여명. 그런데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트럭은 불과 서너대다.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서는 수십여분의 긴 기다림을 감당해야 한다. 특별한 메뉴도 없다. 큐브 스테이크와 닭꼬치 등 제한적이라서 선택의 폭도 좁다.

관람객의 시야를 가리는 구조물들도 문제다. 보통 경기장 서킷에 관람석쪽 벽에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있다. 그런데 출전 차량들은 관람석을 지나서 나오는 코너를 더 빨리 돌기 위해 벽쪽으로 붙어야 한다. 차량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나치게 간소하게 열리는 시상식이 아쉽다는 의견도 많다. 포디움은 경기가 끝나고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경기를 응원하던 관람객도 함께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포디움이 경기장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탓에, 관람객들은 시상식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관람객 출입이 금지된 피트로드에서 열려서 접근도 불가하다.

모터스포츠가 프로야구의 인기를 뒤쫒기 위해서는 즐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나이트레이스, 그리고 슈퍼레이스가 대중성을 잃고 그들만의 리그가 되길 바랄뿐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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