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만화가들이 웹툰 플랫폼으로 복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미 네이버웹툰과 다음웹툰에 둥지를 튼 만화가들은 출판 만화의 필력을 그대로 재현하며, 국내 웹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웹툰 삼별초 중 한 장면. 다음웹툰 캡쳐

15일 포털업계에 따르면, 출판만화를 그렸던 작가들이 웹툰 플랫폼에 신작을 연재하고 있다.

‘프리스트’로 신과 인간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던 형민우 작가는 최근 다음웹툰에서 웹툰 ‘삼별초’를 선보였다.

이 웹툰은 몽골 제국에 맞선 삼별초 부대의 비극적인 역사를 담아낸다. 삼별초는 총 17회차가 한 번에 업데이트 되는 대신 매주 수요일마다 1회 분량을 무료로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형민우 작가가 웹툰으로 컴백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은 프리스트로 쏠렸다. 예고편 업데이트와 함께 공개한 인터뷰에서 형민우 작가는 “프리스트를 끝내지 못했다는 트라우마가 있었다”며 “삼별초 다음에는 무조건 프리스트다. 단행본 발행을 기본으로 두면서 그걸 재편집해서 웹툰으로 연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스트는 1998년 만화 잡지 소년챔프에서 첫 선을 보인 후 1999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2003년까지 총 16권의 단행본이 발간됐는데 국내에서는 이례적으로 50만부 이상 판매될 만큼 소장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시 책 대여점이 성행할 때인 만큼 50만부의 판매고는 이례적인 수치다.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되면서 지적재산권을 통한 2차 창작물의 원조로 불리는 작품이다.

‘언플러그드보이’ ‘오디션’ 등 순정만화의 지평을 열었던 천계영 작가는 2014년 ‘좋아하면 울리는’으로 다음웹툰에 둥지를 틀었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좋아하는 사람이 울리면 반응하는 앱을 통해 청소년기의 사랑에 대한 풋풋함을 담아냈다. 천계영 작가는 지난 6월 시즌6를 마치며 차기 스토리를 준비중이다.

전상영 작가는 코믹 액션활극 ‘미스터부’ 편집본 연재를 시작으로 ‘NR 월드’ ‘NR 뉴월드’ ‘NR 게임중독’ ‘NR 뉴크앤봅’ 등 다양한 웹툰을 선보였다.

네이버 웹툰에서도 이현세 작가(천국의 신화), 류기운·문정후 작가(고수), 최병열 작가(최강고수 강해효), 윤인완·양경일 작가(아일랜드) 등 다양한 만화가들이 웹툰을 연재하고 있다.

플랫폼 관계자들은 기성 만화가들이 웹툰에 복귀하면서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독자들이 출판물에서 온라인·모바일 콘텐츠 소비로 돌아서면서 실력파 작가로 인한 유입률도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기성만화가들의 경우 검증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최근에는 적응이 간편한 태블릿도 많이 보급돼 출판만화 출신 작가의 웹툰 플랫폼 진출이 더욱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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