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우리새끼' 이상민(왼쪽), '백종원의 푸드트럭' 이훈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어느 순간 빚쟁이 이미지는 스타들의 캐릭터가 됐다. 방송인 윤정수를 시작으로 룰라 출신 이상민, 배우 이훈 등은 빚이 많은 모습을 전면에 내세웠다.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사는 스타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한편으로 “연예인 걱정은 쓸데없다”며 허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확연히 엇갈리는 모양새다.

이상민은 ‘궁상민’ 캐릭터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SBS ‘미운우리새끼’의 인기를 이끈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권자의 집 4분의1 공간에 월세로 살지만 기죽는 법이 없다. 최저가로 럭셔리한 음식을 먹는 방법을 소개하고, 채권자의 만남도 여과 없이 보여줬다. 이상민은 하루에 최대 7개의 프로그램 녹화하며 빚 갚는데 온 힘을 쏟았다. 개인 파산이나 회생 절차를 밟지 않고 10년 넘게 스스로 빚 갚는 모습은 응원 받기 충분했다. 그러나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 악플이 쏟아졌다. “빚 69억8000만원, 2년 내 청산 후 직접 알릴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반감을 샀다. 이상민은 “사실 69억 8,000만 원이라는 금액이 한 순간에 갚을 수 있는 돈은 아니다. 지금까지 많은 액수를 갚지는 못했지만 작년부터는 많이 갚게 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서 결과적으로 목표 달성이 되면 팬 여러분들에게 좋은 소식을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은 허탈감을 토로했다. 불쌍하다가도 빚 갚는 속도를 보면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며 씁쓸해했다. ‘대체 얼마를 버는 것이냐’ ‘불쌍한 콘셉트는 그만하라’는 성화가 이어졌다. 70억 원은 일반인들이 쉽게 만질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빚 몇 억 때문에 소중한 목숨을 끊는 일반인들도 많다. 이에 반해 스타들은 CF 몇 번 찍고 어느새 빚 청산했다고 하니 상실감을 토로할 수밖에 없다.

이훈 역시 빚더미 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에서 개인 회생 절차 후 닭꼬치 푸드 트럭에 도전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훈은 피트니스 등 여러 사업을 하면서 31억 8,000여 만 원의 빚을 지게 됐다. 채권자들에게 빚을 나눠 갚겠다고 약속한 뒤 개인회생 절차를 밟았다. 이훈은 “사업 실패 후 한 1년을 폐인처럼 살았다. 집 안에 틀어박혀 반찬에 소주만 마셨다. 일이 없으면 안 된다. 방송이 없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절실함을 드러냈다. 백종원에게 닭꼬치 장사 비법 전수를 받고, 무더운 여름에 푸드 트럭에서 장사했다. 두 아들과 손님들의 응원에 힘입어 오픈 첫날 완판을 기록했다. 이훈은 “모두 나를 잊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격려해 줄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훈은 자신도 힘든 상황이지만, 푸드 트럭 수익금을 소상공인이나 청년 창업자에게 기부하겠다고 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화려한 스타의 모습을 내려놓고 길거리에서 푸드트럭 장사를 하기 싶지 않았을 터. 이훈은 방송 내내 성실한 모습으로 임했고 자신감을 되찾은 듯 했다. 하지만 윤정수, 이상민에 이은 빚쟁이 이미지는 호감만 살 수 없었다. 3억 원도 만지기 힘든 일반인들 앞에서 30억 원의 빚을 지고 하소연 하는 모습은 허탈감을 자아냈다. 윤정수가 김숙과 함께 JTBC ‘님과함께2-최고의 사랑’으로 인기 끌면서 “빚을 다 청산했다”고 밝힌 걸 보면, 이훈도 얼마 안 돼 빚을 다 갚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많다. 빚을 진 스타들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사는 모습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다. 그러면서도 연예인들의 빚 스토리가 자괴감을 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진=OSEN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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