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주요 대기업에서 5억원 이상 고연봉을 받은 등기임원의 보수가 올해 상반기 1인당 평균 20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6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은 회사 실적이 뒷걸음질 쳤음에도 거액을 챙겼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에서 올해 상반기에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은 모두 42명이었다. 이들의 상반기 보수총액은 약 844억원으로, 1인당 평균 20억원 수준이다.

작년 11월에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29개 기업만 놓고 보면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임원의 보수총액은 822억6,000만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63%가량 늘었다. 작년 상반기에는 이들 29개사에서 5억원 이상 받은 등기임원이 41명이었고, 이들의 보수총액은 503억3,000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고연봉 등기임원의 1인당 평균 보수도 작년 상반기 12억원에서 올해 20억원으로 급증했다.

고연봉 등기임원의 보수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아모레퍼시픽이었다. 올해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에서 5억원 이상을 받은 임원은 서경배 회장(65억5,000만원)과 심상배 사장(14억3,000만원) 등 2명이다.

작년 상반기에는 7억9,800만원을 받은 서 회장의 보수만 5억원을 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5억원 이상 고연봉을 받은 아모레퍼시픽의 등기임원 보수는 작년 동기보다 900%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27.7%와 5.3% 감소했고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200만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아모레퍼시픽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은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에서는 올해 상반기 5억원 이상 받은 등기임원이 4명으로, 이들의 보수 합계는 249억3,000만원에 달했다.

'연봉킹' 권오현 부회장이 작년(29억원)의 4.8배 수준인 139억8,000만원을 받았고 소비자가전(CE) 부문장인 윤부근 사장과 인터넷모바일(IM) 부문장인 신종균 사장은 각각 50억5,700만원과 50억5,000만원을 받았다. 그룹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의 보수는 8억4,700만원이었다. 결국, 작년 상반기보다 236%나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권 부회장과 윤 사장, 신 사장, 경영지원실장인 이상훈 사장 등 4명이 총 74억2,000만원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4,500만원으로 작년 상반기(4,200만원)보다 7.1%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의 고연봉 등기임원 보수 증가율이 삼성전자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대표이사를 맡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올해 상반기 보수는 12억5,000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6.7% 늘어났다.

네이버(NAVER)의 경우 한성숙 대표이사 등 3명이 76억4,200만원을 받아 작년 동기보다 54.8% 늘었다. 작년 상반기에는 김상헌 전 대표 등 3명이 49억4,000만원 가량을 받았다.

5억원 이상을 받은 등기임원의 보수총액이 가장 큰 회사는 삼성전자(249억3,000만원)였다. 아모레퍼시픽(79억8,000만원)이 2위였고 네이버(76억4,000만원), LG(55억9,000만원), SK이노베이션(49억7,000만원), SK(43억7,000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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