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휴가기간 중 거래소를 방문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 11개월만의 일로 역대 이사장 가운데 가장 짧은 재직기간이다. 

17일 정 이사장은 거래소를 방문,'임직원들에 보내는 글'을 통해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마지않는다"며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한국거래소를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 이사장은 다만 "우리 자본시장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인 점을 감안해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이사장께서 선임될 때까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여 당분간 자리를 유지할 뜻임을 내비쳤다.

정 이사장은 이번주 전체를 휴가로 신청했지만 이례적으로 거래소를 출근해 임원 회의를 소집했고 이후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인 정 이사장은 '금융계 우병우'로 불린 정도로 대표적 '친박' 금융권 인사다. 지난해 10월 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한 그는 오는 2019년 9월 30일까지 임기가 2년 1개월 가량 남아있었다.

정 이사장은 과거 금융위 부위원장 재직 당시 박 전 대통령의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 혐의에 공모한 혐의로 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는 등 재직 동안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불기소로 마무리되는가 싶었지만 지난달 6월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 등이 관련 의혹에 대해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박 이사장을 고발했고 검찰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에 배당하면서 재수사가 시작된 상황이었다.

정 이사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거래소는 후임 이사장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거래소 규정에는 사외이사 5명, 상장사 대표 2명, 금융투자협회 추천 2명으로 구성된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가 후보를 정하면 주주총회가 선임하는 식으로 이사장을 선발하게 된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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