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살충제 계란 파문 이후 소비자들의 장바구니와 식탁 풍경이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양계 농가의 사육환경이 대대적인 개선 전까지 계란을 거부하기로 선언하면서 대신 2배 이상 비싼 유기농 식재료를 선택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진열된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꾸준히 제기 됐던 케이지 방식 사육 환경이 살충제 계란 사태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계란에 대한 거부반응이 크다. 

현재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유통시장에서 판매되는 계란은 정부 적합판정을 받은 물량이나 판매량은 절반으로 줄었다. 롯데마트에서 16일부터 18일까지 계란 판매 추이를 살펴보니 전주 동요일 대비 -45% 급감했다. 이마트도 직전 주 대비 지난주 계란 판매는 -45.5% 떨어졌다. 

대형마트는 정부로부터 받은 적합 판정서를 출력해 계란 판매대에 붙여놓거나, 살충제 검사를 통과한 상품임을 알리는 내용의 입간판을 세우기도 했다.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에도 계란 구매는 이어지지 않았다. 

대형마트의 계란 판매대가 썰렁해진 반면 두부, 고등어 코너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계란 대신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식품으로 두부나 생선 등의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두부 판촉 행사를 진행하는 한 직원은 “대표 집 반찬 메뉴로 계란만큼 많이 찾는 게 두부”라면서 “평소보다 손님이 조금 늘어난 것도 같다”고 귀띔했다.

고등어를 찾는 소비자들도 대폭 늘었다. 지난주에서 이마트에선 고등어가 직전주 대비 12.9%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마켓인 옥션에서도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14일~17일까지) 대체 식품 판매 신장률이 눈에 띄었다. 먼저 삼치, 꽁치, 이면수 등의 생선은 작년대비 583%가 신장했고, 소고기 역시 같은 기간 236% 올랐다. 

이외에도 두유(133%), 콩·견과류(83%), 치즈류(55%) 신장하는 등 단백질이 풍부한 먹거리 위주로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계란과 영양학적으로 가장 비슷한 대체 식재료로 두부, 우유, 지방을 뺀 육류 등을 추천했다. 또 등 푸른 생선이나 오징어 낙지도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라 계란 대체식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두부 반 모 정도, 생선 한 토막, 돼지고기 살코기 한 토막은 큰 계란 한 알에 들어있는 단백질 8g과 유사한 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전한 먹거리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소를 집에서 직접 길러 먹으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친환경으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불신이 이 같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살충제 계란이 무더기로 검출됐다. 친환경 인증 농장 중 37곳은 친환경 인증 기준을 위배했다. 

한 주부는 “친환경 인증 제품이 비싸도 사먹었던 것은 안전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계란 뿐만 아니라 채소마저 불신이 생긴다. 가능하면 채소류를 직접 길러 먹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오픈마켓의 텃밭 관련 상품 판매율도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션에서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텃밭 관련 상품 판매율을 살펴보니, 채소 모종이 무려 3,729% 신장했고, 묘목은 199%, 베란다 텃밭세트도 41% 증가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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