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출범 넉 달을 맞은 K뱅크(케이뱅크)가 ‘연체율 관리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보기좋게 씻어내고 기존 시중은행보다 낮은 신용대출 연체율을 기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델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중간 등급(4∼6등급) 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을 강점으로 내세워 금리 양극화도 해소함과 동시에 내실도 다졌다는 평가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케이뱅크 광고판 모습. 사진=연합뉴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총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지난 14일 현재 0.007%로 나타났다. 단기 연체율(1일 이상)도 0.009%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중금리 대출 역시 연체율이 0.028%, 단기 연체율이 0.035%다. 시중은행의 6월 말 현재 대출 연체율이 0.43%인 것을 감안했을 때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케이뱅크의 총 여신 잔액은 14일 기준 6,354억원이다. 중금리 대출(금리 약 4∼10%)은 1,329억원으로, 총여신의 20.9%를 차지했다. 취급 건수는 3만5,754건으로 총 여신 취급 건수(6만4,251건)의 55.6%에 달했다. 3~6등급이 72% 수준이다.

3040 연령층과 급여소득자가 대출의 주된 고객층이다. 30대와 40대가 각각 45.7%, 34.7%를 차지해 전체 고객층의 80.4%를 점하고 있었다. 직업은 일반 급여소득자(50.9%)가 약 절반이었다.

케이뱅크가 연체율 관리에서 시중은행들보다도 선방한 이유는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해 적극적인 신용 위험 관리에 나선 영향이 컸다. 케이뱅크는 중금리 대출의 신용도를 보강하기 위해 주요 주주사인 KT의 통신요금·단말기대금 납부 실적 등을 토대로 평가모델을 만들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CSS)을 만들기 위해 금융거래 내역과 함께 통신이력을 함께 본 것을 타행과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고객이 얼마나 은행과 거래를 했느냐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단말기 할부금 납부를 잘 했는지, 요금제 얼마짜리를 쓰고 얼마나 연체없이 꼬박꼬박 내는지, 해외로밍은 얼마나 하는지 등을 함께 볼 수 있어 입체적인 CSS 구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올 하반기 소호(SOHO) 대출이 출시되면 주주사인 BC카드를 통한 가맹점 정보도 활용할 예정이다. 국내 최다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BC카드의 빅데이터까지 활용하면 신용평가모델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을 잘 갚은 대출자에게 한도를 늘려주는 방안도 연체율 관리에 한 몫 했다.

케이뱅크는 ‘중금리대출도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중금리 대출의 위험을 은행이 모두 지고 있다는 것이 케이뱅크의 설명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보증보험을 끼지 않은 만큼 (부실 위험, 연체율 관리에) 절실했고 때문에 고객이 스스로 신용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도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유인책이 바로 신용대출 이후 3개월마다 신용을 재평가해 추가 한도(100만원씩 최대 500만원)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 리스크 관리에 있어 CSS 강화 등으로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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