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롯데그룹이 핵심 계열사의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앞두면서, 이를 결정할 롯데 주요 계열사의 주주총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주총 안건이 통과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뉴롯데를 강조하며 약속했던 '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28일 업계에 따르면 29일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그룹 주요 4개 계열사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 및 분할 합병 승인 안건에 대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기업 분할과 합병 안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한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측과 소액주주가 반대를 하고 있지만 찬성하는 의결정권 표수가 많아 안건 승인은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의 가장 큰 변수로 꼽혔던 국민연금기금이 롯데 4개사 분할합병안에 찬성하기로 의결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기금은 롯데제과 4.03%, 롯데쇼핑 6.07%, 롯데칠성 10.54%, 롯데푸드 12.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국민연금이 롯데그룹 4개사 분할합병안과 관련해 일부 기권, 일부 찬성의 애매한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4개사의 분할·합병은 주주들의 이익이 아니라 롯데쇼핑의 심각한 사업 위험을 나머지 3개 주주들에게 떠넘기려 하는 경영진의 술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과정인 주총의 안건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본 주주총회 참석률을 60∼70% 수준으로 가정하면 롯데 4개사 모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이 안정적이어서 안건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재상장 후 롯데지주사의 적정 시가총액은 4조1,000억∼4조8,000억원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브랜드 수익가치를 LG·SK와 동일한 요율로 적용해 산정하면 롯데 4개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분할합병 이후 0.4∼5.6%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4개사의 분할합병안이 최종 결의되면 오는 10월 초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공식 출범한다.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 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롯데는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인해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아왔었다. 

지주사 체제 전환에 성공하면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주중심의 경영문화 강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먼저 투자(지주)와 사업의 분리를 통해 경영효율이 증대될 수 있으며, 자회사의 경영 악화로 인한 모회사의 동반 부실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사업간 분할, 매각, 인수 시 지분구조의 단순성이 유지되므로 사업구조 변화로 인한 영향이 지주회사 혹은 특정 자회사에 국한돼 의사결정이 용이하다. 즉 사업재편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각 분할회사는 사업부문의 전문성을 제고해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각 경영 부문별 특성에 적합한 의사결정체계를 확립해 조직 효율성이 증대될 수 있다.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 사장은 최근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하면서 “이번 주주가치 제고 방안 발표는 주주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롯데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향후 배당정책도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적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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