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기자

[한스경제 김재웅]  지난 29일까지 현대차가 중국 공장 4곳의 가동을 일주일여간 전면 중단했다. 부품업체들이 공급을 전면 중단한 까닭이다. 현대차가 수개월간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부품업체가 30일부터 부품을 공급함에 따라 공장 가동이 재개돼 한숨 돌리게 됐지만 부품 중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부품 중단으로 현대차의 손실 규모는 생산량 1만대, 6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중국내 브랜드 가치 하락, 유통망 손실 등을 합치면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사정이 이런데 29일 국내에서는 더 씁쓸한 소식이 전해졌다. 노조의 임단협 중단 결정 소식은 청천벽력처럼 들렸다. 현대차 노조가 다음 집행부에 임단협 마무리의 공을 넘기기로 선언한 것이다.

노조의 결정은 갈등 요인의 충돌보다 사측을 공격하려는 몽니에 가까워 더욱 아쉬움이 컸다.

현대차 노조 소식지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가 임단협을 미루기로 결정한 이유는 ‘사측에 칼자루를 넘겨줄 수 없어서’다. 현 노조 집행부가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사측이 이를 이용하던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노조 지부장부터는 임기가 12월 31일로 바뀐다. 더 이상 임단협과 지부장 임기에 관계가 없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임단협 연기가 사측에 대한 ‘분풀이’로 보이는 이유다.

단체교섭도 대부분 항목에서 합의안을 마련한 상태다. 임단협 타결이 눈앞에 있던 상황이라 그 아쉬움은 더 컸다. 기본급에서 사측은 4만원대, 노측은 5만원대로 이견이 있는 점을 비롯한 일부를 제외하면, 노사는 대부분 항목에 대해 합의점을 찾았다. 

만약 이번에 임단협이 타결됐다면, 다양한 신차로 위기 극복 방안을 완성해놨던 현대차는 극복 의지를 불태우며 무한 생존경쟁 속 위안을 찾았을 것이다.

다행히 협의 내용에는 큰 이견이 없는 만큼, 업계 관계자들은 추석이 끝나면 임단협도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무리한 파업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제 현대차 노조의 현명한 선택에 달렸다.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할, 내년 현대차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조합원을 뽑는 일이다.

만약 강경 지도부를 뽑아 임단협 파행이 이어진다면 올해 현대차는 처참한 실적이 불가피하다. 코나, 신형 싼타페, 제네시스 G70 등 어렵게 준비한 무기들도 소용없게 된다.

이번 현대차 노조 지도부 선거는 현대차의 공생과 공멸을 선택하는 기로가 될 것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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