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보험 고객 A씨는 약 6년동안 소액보험금 청구를 위해 150회 이상 전화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70명 이상의 직원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함께 금품을 요구했다. 해당 보험사는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고객응대 직원들의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보험업계가 상담원 등 고객응대 직원들을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협회 차원의 인권 보호운동은 물론 보험사별로 다양한 심리치료 활동을 진행 중이다.

보험업계가 9월부터 고객응대 직원들을 보호하는 인권 캠페인을 펼치는 등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를 포함한 6개 금융업권별 협회가 고객응대 직원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공동 캠페인에 나선다.

고객응대 직원도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포스터를 제작해 영업점 창구와 콜센터 등에 부착하고, 문제행동 소비자에게는 법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지난달 17일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에서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의결하며 콜센터 상담원 등 감정노동자 보호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감정노동을 산재 취약업종으로 지정해 고객응대 근로자가 감정노동에 따른 건강 장해를 입을 시 보호받을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지난해 6월 고객응대직원 보호를 의무화하는 금융업법이 신설됐지만 현재까지 고객응대 직원들의 상담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는 지적에 따랐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해 7월 콜센터 근무자 1,1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5%가 ‘고객의 언어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열에 일곱은 별다른 대처 없이 ‘참고 넘긴다’고 답했다.

보험사들은 최근 ▲온돌방 등 휴게공간 마련 ▲예술활동 지원 ▲전문 치료사를 통한 심리치료 등 여러 방책으로 고객응대 직원의 마음을 달래고 있다.

별도의 휴게공간으로 근무 시간 짬짬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AIA생명은 고객응대 직원을 위해 안마의자와 누워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온돌방이 마련된 휴게공간을 제공한다. 라이나생명은 본사의 헬스케어센터에 자리한 병의원과 마사지실, 헬스클럽 등을 자사의 텔레마케터에게 개방한다. 농협생명은 최근 늘어난 남성 상담사들을 위한 휴게실을 신설했다.

전문 심리상담가를 고용하는 한편 예술 치료 프로그램도 활성화됐다. 한화생명은 오는 11월까지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협력해 콜센터 상담사를 위한 예술 힐링 프로그램 ‘해피 아트 콜’을 진행한다. 한화손보는 매년 상담사 직무만족도 조사를 통해 노동환경과 제도 개선에 나섰다. 현대해상은 고객응대 직원을 대상으로 ‘행복쉼터’를 운영한다. 1대1상담, 스트레스 검사 등이 다방면으로 지원된다. 신한생명과 KB생명도 고객응대 직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고객응대 직원 복지는 우수 실적으로 이어졌다. 고객응대 직원 복지 프로그램을 갖춘 보험사들은 대부분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 평가조사에서 우수 콜센터로 선정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응대 직원들이 과거 성희롱, 폭언에도 전화를 끊지 못하는 등 소극적인 대처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관련 법이 제정되고 업계도 자정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고객응대 직원들에 대한 복지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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