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SUV 시장에 다시 가솔린 열풍이 몰아친다. 디젤엔진에 대한 회의도 팽배하지만, 도심에서 쓰는 데에는 가솔린 엔진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르노삼성자동차는 9월 1일 QM6에 가솔린 모델을 추가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2.0리터짜리 4기통의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다.

앞서 현대기아차도 지난 3월 쏘렌토와 싼타페에 가솔린 라인업을 추가했었다. 쌍용차는 하반기 G4렉스턴 가솔린 모델을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작년에 출시된 기아차 니로도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가솔린 SUV의 저력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 가솔린 SUV 인기는 폭발적이다. 토요타 RAV4와 혼다 CR-V 등을 필두로 한 일본 브랜드와, 2.3리터 에코부스트 엔진 덕분에 수입 SUV 시장 강자로 떠오른 포드 익스플로러의 약진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9월 1일 QM6 2017년형을 출시하면서 가솔린 엔진 모델을 추가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가솔린 SUV 인기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디젤 엔진에 대한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배출가스 규제에 대한 압박이 늘어나면서 가솔린 모델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알려졌다. 특히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QM3, SM6, 티볼리 등 인기 모델 대부분이 디젤엔진 차량으로, 당장 디젤엔진 규제가 강화되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른다.

SUV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도 가솔린 SUV가 늘어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당초 SUV는 온·오프로드를 넘나드는 목적으로 주로 판매됐던 만큼 강력한 디젤엔진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넓은 적재공간과 운전자 시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온로드 전용 SUV 수요가 늘었다. 자연스럽게 승차감이 좋은 가솔린 엔진을 찾는 소비자도 급증했다.

터보엔진을 쓰는 경우에는 디젤 모델에 비견할만한 높은 힘을 낼 수도 있다. 2018년형 쏘렌토를 예로 들면, 2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의 토크는 36kg·m이다. 2.2리터 디젤(45.0kg·m)보다는 다소 부족하지만, 오프로드에서 쓰기 충분한 수준이다.

이어지는 저유가 행진도 가솔린 SUV 인기의 요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9월 1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463원대다. 경유(1,256원대)와의 차이도 16% 밖에 안난다.

공인 연비도 대부분 10km/ℓ로 높은 편이어서 디젤엔진과의 유지비 차이도 크지 않다. QM6 가솔린이 11.7km/ℓ나 된다. 차량가격이 수백만원 비싸고, 수명도 짧은 디젤엔진 보다는, 연료가 비싼 대신 편하게 탈 수 있는 가솔린 차량이 낫다는 것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배출가스 규제가 심해지면서 어쩔 수 없이 가솔린 모델 비중을 확대하고 있긴 하다”며 “하지만 SUV 소비 성향이 도심형으로 변하는 추세인데다가, 가솔린 엔진 성능도 충분한만큼 실제 판매량 증가에 대한 기대도 높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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