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면세점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이례적인 강성발언을 하며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의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이같은 롯데면세점 발언에도 임대료 인하는 없다며 강대강 대치를 하고 있는 분위기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모습. /연합뉴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매장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인천공항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천공항 사업권을 포기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드 사태로 주 고객층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영업 환경이 예상치 못하게 급변했다"며 "현재 상태로는 남은 사업 기간 수조원에 이르는 공항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롯데면세점이 사업권 포기라는 초강수를 펼친 것은 그만큼 사업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5년부터 5년간 진행되는 3기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는 롯데면세점이 5년간 약 4조원, 신라면세점이 1조5,000억원, 신세계면세점이 4,000억원 가량 임대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 사업자와는 다르게 롯데는 초기 임대기간엔 임대료가 적고, 후기 임대기간엔 임대료가 높은 구조로 임대료를 정했다.

이에 3년차가 시작되는 이달부터 임대료가 급격히 늘어나 내년 9월과 2019년 9월에는 각각 연간 1조원 이상의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를 포함한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 사업자들은 인천공항공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1조3,000억 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률이 60% 정도에 이르는 등 임대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인천공항의 발전에 기여해온 만큼 업계 어려움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측은 임대료 인하 요구에도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판촉 프로모션 지원은 확대할 예정이지만, 직접적인 임대료 감면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롯데의 경우 타 업체에 비해 스스로 임차료를 높게 적어냈고, 공항면세점의 매출액 자체도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의 내년 오픈에 따라 어차피 기존 1여객터미널의 임대료를 내려 받아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임대료 인하 요구는 지나치다고 보고 있다.

국내 1위 면세점 기업인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두고 ‘철수 카드’를 꺼내 들자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를 비롯한 공항 면세점들의 철수가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철수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더 우세하다. 공항면세점 운영의 상징성 등을 고려할 때 사업권을 포기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한편 인천공항에 비해 사정이 열악한 국내 타 국제공항들은 이미 공항면세점 사업자에 대해 임대료 인하를 진행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청주·무안·양양 등 4개 공항의 면세점과 상업시설 입주사에 대해 임대료를 30% 감면해줬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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