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철(왼쪽)-박설희 부부. /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지난 달 23~24일 열린 경정 31회차에서 진기한 기록이 나왔다. 부부 선수 심상철(35•7기, A1등급), 박설희(35•3기, A1등급) 커플이 각자 다른 경주에 3번씩 출전해 총 5승을 거뒀다. 선수의 기량, 좋은 모터와 보트, 좋은 코스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경정에서 부부 선수가 83%의 승률을 거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경정은 남녀가 한 종목에서 승패를 가릴 수 있는 경기다. 현재 경정 선수로 등록된 여자선수는 총 19명으로 전체 선수 149명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부부 경정 선수도 심심찮게 볼 수 있어 총 8쌍이 활동 중이다. 그 중 올 시즌 심상철, 박설희 커플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현재 심상철은 26승으로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고 박설희는 17승으로 다승 6위에 올라 있다.

심상철은 미사리 경정을 대표하는 현역 최강자다. 2016년 다승, 상금, 성적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최우수선수상을 거머쥐었고, 올 시즌에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승 순위에서 2위 박정아와는 5승 차이다.

상금과 전체 성적 순위 역시 1위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라 있어 올 시즌도 다승, 상금, 성적 부문 3관왕이 기대된다. 특히 심상철은 상반기 경정 최대 빅매치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대상경정에서 지난해에 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경정 최초 이사장배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제1차, 제4차 그랑프리포인트(GPP) 쟁탈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연말 그랑프리 출전도 순항 중이다.

박설희의 기세도 대단하다. 사실 올 시즌 초반 성적만 본다면 박설희가 심상철보다 뛰어났다. 지난 16회차까지 박설희는 14승으로 다승 단독 1위는 물론 모든 부문에서 선두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18회 1일차(5월 24일) 14경주 출발 위반으로 상승세가 잠시 멈췄다. 3회차 출주제외 징계를 받으며 경기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복귀는 지난 27회차(7월 26일)에 이뤄졌다. 복귀 후 2회차 정도 적응기간을 가지며 경기력 점검을 마친 박설희는 다시 비상하고 있다. 지난 29회, 31회차에서 6번 출전해 1위 3회, 2위 2회, 3위 1회를 거두며 전 경주 입상에 성공했다.

이 기세라면 연말 경정 최고의 이벤트인 그랑프리 대회에서 심상철, 박설희 부부가 서로 경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그랑프리 진출을 위한 그랑프리포인트는 심상철이 270점으로 1위, 박설희가 120점으로 7위에 올라 있다. 포인트 순위 24위까지 그랑프리 경주에 진출할 수 있어 이 부부가 동시에 그랑프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심상철, 박설희 커플이 연말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경정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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