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스피돔 경륜 경주. /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경륜에서 ‘젖히기 전법’은 강자임을 증명하는 전법이라 할 수 있다. 앞에 있는 선수와 이들의 후미를 뒤쫓는 마크선수를 날쌔게 젖히는 기술로 짜릿한 승리의 비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젖히기는 경륜의 꽃이자 백미로 꼽힌다.

현재 경륜계는 젖히기 전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슈퍼특선반인 5명의 선수(정종진, 박용범, 성낙송, 이현구, 박병하) 모두가 젖히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 당분간은 이들의 전성시대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젖히기로 상승 기류를 타거나 인지도 낮은 선수들이 대어를 낚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광명 31회차 금요경주 선발급 4경주에서 허동혁은 경쟁상대인 김창수와 타협하지 않고 젖히기로 정면승부를 펼친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쌍승식 118.8배라는 고배당을 선사했다. 같은 날 우수급 11경주에서도 박상훈이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송현희를 젖히기로 제압하며 쌍승식 79.1배를 터트렸다. 이 두 선수들은 이 경주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만큼 몸이 좋다는 걸 증명한 셈이 된 것이다.

젖히기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선수들은 변칙 전략으로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8월27일 창원 우수급 결승에선 선행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이성광이 창원 대상 챔피언인 권정국, 특선급 출신인 윤현준을 상대로 젖히기로 맞불을 놓는 데 성공해 쌍승식 49.1배라는 고배당을 낳았다. 또한 광명 33회차 선발급에선 엄지용이, 우수급에선 권성오가 호쾌한 젖히기를 성공시키며 각각 91.0배, 82.3배의 고배당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이처럼 젖히기를 잘 사용하면 멋진 우승을 기록할 수 있으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대가는 혹독하다. 우승후보들이 젖히기를 사용하다 체력소모가 심해져 후미 선수들에게 역전을 허용하거나 느슨하게 있다가 타이밍을 놓치며 앞선을 제압하지 못하고 착외하면서 태만경주 실격까지 당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명품경륜 승부사 이정구 수석기자는 “금요일, 토요일 경주에서 젖히기를 구사하는 선수는 몸 상태가 좋다는 걸 보여주는 행위라고 볼 수 있어 비록 입상권에서는 멀어지더라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최근 특선급과 우수급에선 강자들 사이에 젖히기 빈도가 높아졌다. 경쟁상대가 타협을 거부하거나 시속이 밋밋하다면 언제든 젖히기를 쏠 수 있다는 걸 반드시 명심하고 경주 분석에 임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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