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생수시장 1위 제품인 '제주 삼다수' 판매권 확보 전쟁이 모두의 예측대로 싱겁게 끝났다. 5년 전보다 까다로워진 조건 때문에 삼다수 입찰전이 크게 흥행하지 못하면서 기존 사업자인 광동제약이 무리 없이 재계약에 성공했다. 

제주 삼다수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제주도개발공사는 소매용 제품 위탁판매건 우선협상 대상자로 광동제약을, 비소매·업소용 제품 사업군 위탁판매권 우선 협상자로 LG생활건강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이달 말까지 해당 업체와 마케팅·물류·유통·수량 등에 대한 협상을 완료하고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계약 체결이 완료되면 오는 12월 15일부터 4년간 제주도외 제주삼다수 제품 판매에 대한 권한을 갖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예상됐던 결과라고 평가했다.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된 삼다수 위탁판매 공개입찰에는 총 5개 업체가 응모해 5년 전 7개 대비 경쟁률이 낮아졌다. 

올해 초만 해도 삼다수 위탁판매 입찰전은 매우 뜨거울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5년간 매년 1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7,403억원으로 전년(6,408억원)에 비해 15% 넘게 성장했다.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중 지난해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41.5%이다. 

삼다수가 여전히 생수 1위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갖고 있음에도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이유는 제주개발공사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는 판권을 이원화해다는 점이다.

이번 위탁판매사 모집은 과거와 달리 소매용 제품과 비소매·업소용 제품 사업으로 나눠 진행됐다. 소매용 제품은 슈퍼마켓·마트·온라인·편의점 등 채널에 판매되며 비소매·업소용 제품은 식당·호텔·패스트푸드점 등에 판매된다. 

이는 판권을 차지해도 제주 삼다수를 유통할 수 있는 채널이 이전보다 줄었다는 걸 의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삼다수 판권 입찰에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은 이원화에 따른 수익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주개발공사는 기존 생수 사업자들에게는 보유 브랜드에 대한 계획과 삼다수 브랜드 강화 방안을 함께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농심은 ‘백산수’, 롯데는 ‘아이시스’, 신세계푸드는 ‘올반 가평수’, 아워홈 ‘지리산수’ 등 생수를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시판 생수브랜드를 가진 업체들은 기존 보유 브랜드를 차치하고서라도 삼다수 브랜드를 강화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고, 롯데칠성음료 등이 막판에 입찰을 포기하는 원인이 됐다. 

한편 광동제약은 앞서 2012년 12월 15일 제주 삼다수 위탁판매 계약을 체결해 소매용과 비소매·업소용 제품을 모두 판매해왔다. 기존 계약 기간은 오는 12월 14일까지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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