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8월 30일 개봉)가 지난 7일 누적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영화는 CGV에서 단독 개봉했음에도 불구, 일주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단독 개봉 영화로는 역대 최고의 흥행 실적이다. 이 영화가 확보했던 스크린 수는 고작 400여 개로 같은 시기 2~4위를 차지한 경쟁작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

수입사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측은 “무리한 개봉관 확대 보다 단독개봉을 통해 차별화된 홍보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택했다. 단독 개봉을 하지 않았으면 100만 돌파의 실적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극장가에 독점으로 영화를 개봉하는 ‘단독 개봉’이 늘고 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올 초부터 지금까지 단독 개봉한 작품 수가 총 41편이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25편)에 비해 64%(16편)나 늘었다.

흥행 실적도 쏠쏠하다. 지난 7월 개봉한 ‘내 사랑’은 여름 블록버스터의 틈새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31만7,85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주로 단독 개봉하는 메가박스 역시 올해 들어 단독 개봉한 작품이 총 26편으로 지난해보다 6편 늘었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일본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재개봉 영화나 다른 장르의 신작 영화의 수요도 증가해 지난해보다 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단독 개봉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시네마도 단독 개봉을 늘려가고 있다. 로맨스 영화인 ‘플립’은 CGV에서 단독 개봉한 ‘내 사랑’과 같은 날 간판을 내걸고 경쟁을 벌여 관객 35만4,601명을 동원했다.

단독개봉은 많은 수의 스크린을 확보하기는 힘들지만, 수입ㆍ배급사와 극장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차별화된 홍보 전략을 펴면서 광고ㆍ홍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단독 개봉을 하게 되면 극장이 보유한 페이스북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홍보, 스크린 예고편 상영, 극장 내 광고판을 통한 광고 등 각종 홍보·광고에서 유리한 대접을 받는다”며 “대작이 아닐 경우 여러 극장을 잡아도 좋은 시간대를 배정받기 힘들기 때문에 단독 개봉이 더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극장 입장에서는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확보함으로써 타 멀티플렉스와의 관계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는 멀티플렉스 간 경쟁이 상영관 수와 설비 등 플랫폼에서 콘텐츠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CGV 측은 “공급 과잉 속에 마케팅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영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작품들을 발굴해 보여줌으로써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킬러의 보디가드’ 포스터

이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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