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 NC 감독

김경문(57) NC 감독은 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너무 이기려고 달려들면 지게 된다. 우리가 하던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평정심과 달리 창단 3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이 가시권에 들어온 NC의 더그아웃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선두 삼성에 3.5경기 차로 뒤져 있던 2위 NC는 최근 삼성의 부진과 맞물려 대권 도전 기회를 잡았다.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한 뒤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배려하던 김 감독도 겉으론 욕심을 비웠다고 했지만 머리 속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역대 창단 최단기간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은 1986년 창단해 4년 만인 1989년 1위에 오른 빙그레(현 한화)다. NC가 우승을 차지하면 3년 만으로 최단기간 정규시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다.

이날도 NC는 투타의 조화를 앞세워 LG를 7-2로 꺾고 4연승을 달리며 경기가 비로 취소된 삼성을 불과 1경기 차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삼성과 NC는 나란히 3경기씩만 남겨 놓은 가운데 삼성의 매직넘버 3은 의미가 없어졌다. NC가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할 경우 삼성은 3경기에서 1패만 해도 우승은 NC 차지다. NC 승리의 주역은 NC 선발 에릭 해커(32)였다. 해커는 선발 8이닝 동안 6피안타 2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9승(5패)째를 올렸다. 18승의 유희관(두산)을 제치고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선 해커는 사실상 다승왕을 확정지었다. 관심사는 20승이다. NC는 5일 kt와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해커가 로테이션상으로는 다시 등판하기는 무리지만 20승을 위해 김 감독이 한번 더 등판 기회를 줄지는 미지수다. 타선에서는 나성범(26)이 5타수 4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관심을 모았던 테임즈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쳐 도루 1개만 모자란 40홈런-40도루는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LG와 NC는 시즌 최종 맞대결을 마친 가운데 상대 전적은 LG가 10승1무5패로 압도했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한화에게 4-3으로 이겨 2연패를 끊어냈다. 넥센은 에이스 밴헤켄이 5⅓이닝 1실점하며 15승(8패)째를 거뒀고 이어 필승조 조상우와 한현희, 손승락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승리공식'을 완성했다. 한화는 넥센 보다 5개 많은 11개의 안타를 때려내고도 패하며 7위로 떨어졌다. 9회초 막판 대추격에 나섰지만 2사 2·3루에서 나온 2루주자 정근우의 주루사가 뼈아팠다. 인천에서는 두산이 SK를 2-1로 꺾고 넥센과의 3위 경쟁을 이어갔다.

한편 KIA-삼성전과 부산 롯데-kt전은 비로 취소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월 이후 비로 취소된 5경기 일정을 4~6일로 재편성해 공식 발표했다. KBO는 잔여경기가 끝난 다음날인 7일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필두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할 방침이다. 만약 6일 LG와 최종전을 치르는 KIA가 5위를 차지할 경우 하루 휴식일을 준 뒤 8일부터 시작한다는 복안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잠실=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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